전날(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30일 주식시장에서 제주항공과 AK그룹 주가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주가도 내려앉은 가운데 지난해 항공기 사고·준사고 '0건'을 기록한 에어부산만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제주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27일)보다 8.65%(710원) 하락한 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주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4.01% 급락한 7060원으로 출발해 개장 직후 15.71%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후 하락 폭을 다소 회복한 채 올해 마지막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 지분 53.61%를 가진 애경그룹 지주회사 AK홀딩스 주가도 전날보다 12.12%(1330원) 떨어진 9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외 애경그룹 계열사 애경산업(-4.76%), 애경케미칼(-3.80%)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주항공과 같은 LCC 항공사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티웨이항공은 3.23%, 진에어는 2.83% 각각 하락 마감했다. 이 가운데 에어부산만 3.14% 상승하며 주가 강세를 보였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항공기 사고·준사고 '0건'을 기록하면서 국토부에서 관리하는 '항공운항분야 안전성과 지표'에서 '매우 우수'를 받았다.
전날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 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외벽과 충돌, 폭발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승객 175명·승무원 6명) 중 승무원 2명만 구조되고 179명이 사망했다.
제주항공과 애경그룹 등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 2216편 항공기는 총 10억3651만 달러(약 1조5250억원)의 항공보험에 가입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화재 등 담당 보험사와 함께 협의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불안한 정국속에 국내 항공사 주가흐름이 지지부진하던 가운데 제주항공 참사로 주식시장에서 관련종목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3일부터 27일까지 저비용항공사(LCC) 중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각각 12.5%, 진에어가 11.7%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대한항공 주가도 9.0% 떨어졌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이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사회적 불안감이 해소되려면 이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불안정한 국내 정세와 맞물린 이번 참사로 항공 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