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투자자 편익 vs 거래 안전성'…미국주식 주간거래 재개에 증권사 '고심'

  • 2025.03.06(목) 07:30

뉴욕거래소, 6시간30분→22시간 거래시간 확대 추진
미국 정규·대체거래소 국내 증권사에 잇달아 러브콜
"투자자 기회 확대 vs 거래 안전성 먼저 확보해야"

지난해 8월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미국 주식 주간거래가 중단된 가운데 재개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가 주식 거래 시간을 22시간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중개와 관련한 국내 증권사의 선택지가 늘어났다. 

다만 국내 증권사의 의견은 갈리는 상황이다. 투자자의 투자 기회 측면에서 미국 주식 거래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거래 안전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뉴욕거래소, 거래시간 6시간30분→22시간 최종 승인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월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시간을 기존 6시간30분에서 22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한국에서는 오후 2시30분부터 다음날 오후 12시30분까지 미국 주식거래가 가능해진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오는 9월 거래시간 확대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2022년부터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을 통해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중개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월 5일 '블랙 먼데이' 이후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중단됐다. 당시 블루오션이 시스템 장애를 이유로 국내 약 9만개 주식계좌에서 진행한 6300억원 규모의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중개하기 위해 △뉴욕증권거래소 △블루오션 △24X △문ATS 등이 국내 증권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뉴욕증권거래소는 오는 13일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이 컨퍼런스에서 주식 증권거래소 시간 확대에 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퍼런스가 끝난 후에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을 포함해 국내 증권사와 개별 면담도 진행한다.  

그 외 다수의 미국 ATS를 포함해 주식 브로커 회사들도 잇달아 국내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미국 주식 주간거래 중개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선택지는 블루오션과 뉴욕증권거래소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 내셔널 익스체인지(24X)'는 미국 정규거래소 중에서 처음으로 야간거래(한국 기준 주간거래)를 승인받았다. 그러나 실제 야간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갖추고 추가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ATS는 지난 1월 말 오픈한 대체거래소로 아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문ATS는 대체거래소 중 가장 최근에 오픈한 곳"이라며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입증돼야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증권사 입장차…"안전성 확보돼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도 미국 주식 주간거래 재개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주식시장 거래시간이 확대된다면 투자자에게 더 많은 투자 기회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간거래 중개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금투협 관계자는 "미국 주식 주간거래 중개 재개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 고민이 많다"며 "주간거래를 재개한 후 다시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주간 거래를 재개할 수 있을지는 아무런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8월 블루오션의 주식 주문 일방 취소와 관련해 국내 투자자들이 손실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ATS 관련 법령에 따르면 대체거래소는 정규거래소랑 달리 손실보상 규정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블루오션은 "미국 현지 ATS 관련 법령에 따라 보상 책임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금투협은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에 공문을 보내 블루오션의 사고 대응이 적법했는지 판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블루오션은 향후 거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거래소 수준에 달하는 '멤버스 익스체인지(MEMX)'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에서는 주문 폭증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향후 시스템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월 25만달러(3억6000만원가량)를 한도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금투협 관계자는 "뉴욕증권거래소는 시스템 오류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월 50만달러(7억3000만원) 한도로 책임을 지고 있다"며 "블루오션의 보상 규정이 만족스러운 수준인지는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거래소는 손실보상이 의무가 아닌 만큼 뉴욕증권거래소와 비교해 적은 금액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블루오션과의 계약 체결 전에 뉴욕증권거래소 거래시간이 확대된다면 국내 증권사도 자연스레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규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 시간이 늘어나면 국내 증권사도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국내 증권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국내 투자자만 역차별을 받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