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메리츠금융, '대주주 과세'에도 감액배당 '계속' 강조한 이유

  • 2025.09.03(수) 07:30

상장사 대주주 취득원가 넘는 감액배당 드물어
지배구조 변화 많았던 메리츠금융 감액배당 지속 가능

정부의 감액배당 과세방침에도 상장사 대주주가 실제 감액배당에 대한 배당소득세를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 취득가액을 초과하는 감액배당에만 세금을 물리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사 대주주의 경우 지배력강화를 위해 장내매수 및 시간외 거래 등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거나 상속·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주식을 추가 취득하고, 경영진 인사에 따른 주식매매도 빈번하다. 따라서 설립당시부터 액면가 수준으로 확보한 이른바 '원시주식'만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현실적으로 대주주라 해도 취득가액을 넘어서는 감액배당을 받고, 그 차액을 세금으로 내는 일이 드물 수 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최근 가장 공격적으로 감액배당을 하고 있는 메리츠금융지주를 보면 상장사 대주주의 감액배당 과세 영향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메리츠금융 "대주주 과세에도 감액배당 계속"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사업연도 결산배당부터 자본준비금을 감액한 금액을 재원으로 주주배당을 하겠다고 밝히고 2022년 6000억원, 2023년 2조1500억원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했다. 총 2조7500억원을 감액해 자본잉여금으로 만들었고, 이를 활용해 2024년 4483억원, 올해에도 2407억원을 배당했다.

감액배당은 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출자원본을 깎아 돌려주는 형태여서 배당금 전액이 비과세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이러한 행보에 주주들은 환호했고, 덩달아 주가도 크게 뛰었다.

문제는 지난 7월말 정부가 발표한 감액배당 과세방안이다. 정부는 자본준비금을 재원으로 하는 배당액이 주식의 취득가액을 초과하면 '대주주 등'에 한해 초과분에 배당소득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대주주란,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대상인 상장법인 대주주와 비상장법인 주주를 뜻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정부의 정책방향에도 기존의 감액배당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13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 정책은 일반 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을 원칙으로 한다"며 "감액배당 과세는 대주주 대상이어서 기존 (배당)정책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공언했다.

감액배당 관련 세금은 대주주만 내는 것이지 개인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에는 영향이 없으니 계속 하던대로 하겠다는 주주친화적인 메시지로 들린다. 다만 실상 대주주 역시 감액배당에 따른 배당소득세는 부담하지 않거나 일반 배당에 비해 그 부담이 아주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과 장내매수, 지배구조 개편으로 취득가 높아져 

메리츠금융지주는 현재 최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9774만7034주(54.3%)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용범 부회장은 40만주(0.21%)로 뒤를 잇는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2월에 감액배당으로 주당 2360원, 올 2월에는 주당 1350원을 배당했다. 앞으로도 몇 년간은 이런 수준의 감액배당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경우 두차례에 걸쳐 3600억원의 배당을 받았지만 감액배당이어서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았다.

향후 감액배당 과세방안이 시행되더라도 조 회장 등 대주주들이 세금을 대거 부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우선 조 회장이 보유한 전체 주식의 취득원가를 알기는 어렵지만 메리츠금융의 현재 주당 액면가인 500원보다는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 회장 보유주식의 취득원가에는 부친이자 한진그룹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으로부터 2002년 상속받은 동양화재의 상속취득원가가 기본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 회장은 당시 동양화재 주식 30만주를 상속받았는데, 상속 취득원가 기준일이자 상속 개시일인 2002년 11월 17일 전후 4개월의 평균 주가는 1만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조 회장은 상속일 이후에도 2003년 3월 21일부터 3월 31일까지 주당 9982원~1만1965원의 취득가액으로 4만4400주를 장내매수했고, 그해 4월 25일에는 동양화재 주식 11만5000주를 주당 1만1000원에 장내매수했다.

조 회장은 2000년 3월 한진투자증권에서 이름을 바꾼 메리츠증권 지분도 190만8030주 보유중이었는데, 이후 2000년 초에만 10만5000주 가량을 주당 약 3000원에 장내매수했다.

동양화재와 한진투자증권에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금증권(메리츠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이들 회사는 이후 몇 차례 액면분할을 실시했고, 2023년 메리츠금융과 주식교환도 이뤄졌다. 조 회장도 이때 주식교환으로 금융지주 주식 103만2650주를 취득했다.

액면분할은 단순히 주식이 쪼개지는 것으로 취득원가에 영향이 없다. 5000원에 산 1주가 500원짜리 10주가 되더라도 전체 취득원가는 5000원이다. 메리츠화재주주는 1주당 메리츠금융지주 주식 1.27주과 교환했는데, 금융지주 주식을 추가로 더 받았으니 조 회장의 취득가액은 오히려 더 불어났다.

김용범 부회장도 현재 약 490억원어치의 메리츠금융 지분을 보유중이다. 김 부회장 역시 2014년에는 메리츠금융 주식 4만주를 주당 9000원대에 취득했고, 지난해 12월에는 5만주를 주당 9만8593원에 사들이면서 평균 취득원가가 크게 뛰었다.

결국 이들 대주주에게 취득원가를 초과한 감액배당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령 감액배당이 조정호 회장 등의 취득원가를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세를 부담하기 때문에 대주주 역시 감액배당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 취득원가가 1만원이고 감액배당을 1만1000원 했다면, 1만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1000원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세를 부담하면 된다. 일반적인 배당은 1만1000원 전부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내는 것에 비해 세금부담이 훨씬 가볍다. 

오종문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개인의 경우 취득가액을 초과하는 자본준비금 감액배당도 비과세해 오고 있는데, 대주주의 경우에는 초과배당에 대한 세금을 부담하도록 법이 정비됐다"며 "하지만 취득가액을 초과한 경우에만 과세하기 때문에 기업 설립당시의 원시주식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상장회사 대주주가 감액배당으로 세금을 더 내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리츠금융은 앞으로도 감액배당을 할 여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주식교환으로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의 주주가 메리츠금융지주 신규주주로 대거 편입되면서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크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고액의 자본잉여금 감액과 감액배당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감액배당은

자본준비금 등 납입자본을 감액해 주주에게 현금을 배당하는 것이다. 이익에서 주는 이익배당과 달리, 투자원본을 깎아 돌려주는 것으로 보고 배당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다만, 투자원본을 초과하는 감액배당은 실제 배당이익으로 봐야하므로 법인의 경우 2024년부터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고, 개인에 대해서도 대주주에 한해 과세하는 방안이 2025년 세법개정안에 담겼다.

취득원본을 감액하면 주식의 취득금액이 낮아지기 때문에 추후 주식을 팔 때, 양도차익이 커지게 되고, 양도소득세 부담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대주주가 아닌 개인주주는 국내주식 양도세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감액배당에 따른 취득금액 계산도 무의미하다. 따라서 대주주에 한해서만 개정안이 마련됐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