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단계적으로 시장에서 퇴장시켜야 한다는 데 중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대체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대형 운용사는 오는 31일부터 시행한 기본예탁금 3000만원 적용 효과를 먼저 확인한 뒤 추가 대책을 논의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회의'에는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는 8개 자산운용사(삼성, 미래에셋, KB, 한투, 신한, 한화, 키움, 하나자산운용) 대표와 증권사 LP담당임원 8인 등이 참석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한 회의는 1시간 30분 가량 진행했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신규 자금 유입을 막아 상품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 대형운용사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없애기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를 제외한 전문 투자자만 거래를 허용하거나 LP가 매수 주문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당 발언은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등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LP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매도 호가를 제시하지 않으면 일반 투자자는 해당 상품을 매수할 수 없고 기존 보유 물량만 매도할 수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운용자산(AUM)도 점차 줄어들 것이란 취지다.
배 대표는 회의 다음날인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관련, “투자자는 투자하지 않고, 상장폐지보다는 운용사와 LP, 제도상 약간의 도움을 통해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며, 비슷한 취지의 언급을 했다.
회의에 참석한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상품성을 약화시켜 저절로 시장에서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P 매도호가를 막아서 상품을 없애기 위해서는 당국이 괴리율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LP 매도 호가를 막으면 괴리율이 벌어지기 때문에 현 규제 하에서는 시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 방안'을 통해 ETF 급격한 괴리율 확대가 나타나지 않도록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기존 3%에서 2%로 낮춘 바 있다. 이 제도는 다음달 19일부터 시행한다.
반면 신중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 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레버리지 상품이 당장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다. 31일부터 시행하는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의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LP가 매수 호가를 제시하지 않으면 기존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회의 다음날(30일) 자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협회는 리밸런싱 거래를 종가 부근에 집중하지 않고 장중과 장 마감 이후로 분산하고, 운용사와 증권사가 LP 거래량을 줄이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