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회사원 김 모씨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자주 들여다 본다. 주요 여행사나 항공, 호텔들과 '플친(플러스친구, 카카오톡 기업 계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들의 메시지를 살피다 보면 국내외 여행 상품이나 이벤트 소식에서 쏠쏠한 정보를 얻을 때가 많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김 씨는 평소 좋아하는 패션이나 화장품 브랜드 업체를 플친으로 등록하고 신상품 정보를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
김 씨처럼 카카오톡으로 기업 정보를 구독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운영업체인 카카오가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카카오톡이 기업과 고객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광고 수수료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3720만명) 가운데 94%가 쓴다는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된, 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적용되면서 모바일광고 산업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 1분기에 광고 사업으로 1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48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광고 매출 성장세가 확연히 부각된다. 지난 2012년 121억원에서 작년에 2배로 늘어난 28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이보다 3배 이상 성장한 1050억원(KDB대우증권 추정)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 2011년 처음 선보인 플러스친구는 기업을 메신저 상대로 추가해 쿠폰이나 상품 정보를 직접 받는다는 독특한 형태의 광고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평소 사고 싶었던 자동차나 의류, 화장품부터 자주 이용하는 외식 체인점까지 친구로 등록할 수 있다.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기업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라 광고 효과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플러스친구를 이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 플러스친구 광고주는 지난해 7월 말 310개에서 이달 10일 현재 490개로 180개 증가했다.
카카오는 모바일광고 적용 영역을 메신저에 이어 SNS(인맥구축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오늘의추천소식'과 '소식전파'란 새로운 상품을 SNS '카카오스토리'에서 시작했다. 오늘의추천소식의 경우 스마트폰 화면에 꽉 들어차는 배너 광고를 넣을 수 있다. 소식전파는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광고를 친구들에게 입소문처럼 퍼트리는 방식이다. 두 상품 모두 사람 시선을 끌어모은다거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 효과를 발휘한다.
카카오는 광고 형태나 과금 방식을 계속 가다듬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대기업 외 중소업체나 동네 상점을 대상으로 '비즈프로필'을 선보이는가 하면, 최근에는 16개 제휴사들과 시범적으로 클릭당과금(CPC) 방식의 광고를 시작했다.
향후 카카오가 이용자 성별이나 연령, 위치 정보를 활용할 경우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효과의 맞춤형 광고 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 현재 모바일광고 단가는 기존 TV나 온라인 광고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성장 여지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바일광고는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광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할 성공 모델이나 사례는 없었다. PC 화면과 달리 손바닥만한 크기의 스마트폰에서 효과적으로 광고를 노출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는 플러스친구 등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어 "해법을 찾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 광고 사업이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올해 모바일게임에 이어 광고와 전자상거래가 주력 수익 모델로 자리잡으면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 광고 상품인 플러스친구(왼쪽)와 비즈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