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달부터 코넥스 시장 개인투자자 예탁금 보유 제한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된다. 코넥스 주식에만 투자할 수 있는 전용 계좌가 도입되며, 연간 3000만원까지는 예탁금 수준에 관계없이 투자가 허용된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3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자본시장 개혁을 위한 정책 추진방안'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지난 2013년 7월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기관투자자나 예탁금 잔액이 3억원 이상인 자산가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개인 및 소액투자자의 접근은 사실상 제한돼 왔다.
금융위는 코넥스 시장의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공정가격 발견·장내 거래를 통한 투자금 회수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투자 장벽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부터 현행 3억원의 투자자 예탁금을 1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한 증권사를 통한 간접투자(랩어카운트) 예탁금 규제는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코넥스 소액투자전용계좌를 새로 도입, 연간 3000만원까지는 예탁금 수준에 관계없이 투자가 허용된다.
코넥스 시장을 위한 형식적 외형 요건을 폐지하고, 지정자문인 수도 현 16개사에서 51개사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코넥스 상장법인이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하면, 수익성 평가 면제 등 심사 기준을 완화해준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코넥스 소액전용투자계좌를 개설할 경우 증권사가 위험에 대해 충분히 고지하도록 하고, 만약 개인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평가해 고위험 선호 투자자가 아니면 계좌 개설을 제한키로 했다.
금융위는 코넥스 투자자 예탁금 인하 규정을 내달 중 개정하고, 개정 즉시 시행키로 했다. 소액전용투자계좌는 증권사 시스템 개발이 끝나는 대로 시행되며, 특례상장제도 도입 등 진입제한 완화와 SPAC 이전상장 도입은 거래소 규정 등 제한을 거쳐 오는 6월 중 시행한다.
금융위원회는 "코넥스 시장을 개설한지 2년이 지나면서 투자자와 기업들이 시장 시스템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며" "이제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투자수요 확충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며 개인 투자자 보호장치도 함께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위는 올해 추진할 자본시장 개혁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거래소 구조개혁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와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 축적된 금융자산의 효율적 운용 촉진, 자본시장 거래 효율화 및 투자자 신뢰보호,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 등 5대 분야에 걸친 15개 세부 과제를 내놓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개혁을 현장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