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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HD]③'3D의 실패' 타산지석 삼자

  • 2015.06.08(월) 11:29

SD서 HD급 콘텐츠 전환에 10년 걸려
"UHD 최초 경쟁 보다 생태계 갖춰야"

초고화질(UHD) 콘텐츠는 왜 빨리 만들어지지 못할까. 여기에는 콘텐츠 제작사들의 경제논리가 들어간다.

 

UHD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우선 전용 장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UHD 장비는 국산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소니, 파나소닉, 캐논 등 일본 제조사들이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당연히 장비 값이 비싸다. 장비 값이 비싸니 콘텐츠 제작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선 UHD TV 보급률도 저조한데 비싼 제작비를 들여 UHD 전용 콘텐츠를 만들 이유가 없다. 때문에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보유한 UHD 콘텐츠에는 상당부분이 해외에서 제작된 다큐물이 많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UHD 콘텐츠 50분짜리 한편을 제작하려면 1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면서 "기존 프로그램을 UHD에 가까운 화질로 인코팅하는 방식도 있으나, 이는 실질적인 UHD 화질에 못미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발표된 사업자의 콘텐츠 수급계획 및 정부의 육성정책에도 불구하고 UHD 콘텐츠 확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HD전환에 10년 걸렸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SD급에서 HD급으로 콘텐츠가 전환되는데 약 10년이 소요됐다. 이를 감안하면 2012년부터 UHD TV 시장이 열렸던 시점으로부터 상당기간이 걸려야 UHD 콘텐츠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해 국내 UHD 확산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UHD 콘텐츠 보급은 제작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콘텐츠가 있어야 플랫폼도 살고 TV도 잘팔리는 구조인 만큼, UHD 관련 업체들의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 정부-TV제조사-방송사-플랫폼사업자-콘텐츠사업자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제각각 사업에 집중하는 형태인데, UHD 활성화를 위해선 제조사도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는 등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굴러가야 한다"면서 "일각에선 국내외 주요 방송사업자들이 3D 방송에 투자했다가 수익성이 떨어져 포기한 것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먼저 선보이고 주도권 빼앗길라

 

삼성전자는 2003년 세계 최초로 윈도우 운영체제(OD) 기반의 스마트폰을 만들었지만 이후 시장 주도권을 애플 아이폰에 빼앗겼다. 4세대 이동통신기술에서 우리나라가 개발한 와이브로는 LTE에 비해 5년이나 앞섰지만 결국 LTE에 대세를 내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원조격이라 불리는 싸이월드도 모바일 시대에 대응이 늦어지면서 주목받지 못했다.

 

UHD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하다. UHD TV 제조사, 플랫폼사들이 경쟁을 펼치곤 있지만 아직 시장이 활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세계 최초' 경쟁에만 매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인 UHD 전송규격이 결정되지 전에 TV를 생산하는 것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전통적 디스플레이 강국 일본과 초저가 대응으로 따라오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콘텐츠 제작사의 무임승차 전략도 사라져야 한다. 생태계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 보다 시장추이만 살핀다면 UHD 활성화를 더디게 할 수 있다. 특히 지상파방송사는 UHD 방송을 위해 700M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시 되는 만큼, 공익자산을 사용하는 몫을 충분히 감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경우 수 천 억원에 달하는 주파수 할당대가를 납부하는 반면 방송사는 주파수를 무료로 쓴다"면서 "방송사에게 최소한 주파수 사용에 따른 투자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의 경우 NHK 등 지상파와 소니·캐논 등 제조사 등 21개사가 협력하는 차세대 방송추진 포럼(Next TV Forum)을 구성했다. 여기서 UHD 전용채널 채널(Channel) 4K를 개국하고 UHD 콘텐츠 공동제작 및 수급, 편성을 추진한다. 일본의 UHD 생태계 조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관계자는 "UHD 방송은 향후 교육, 의료, 문화, 스마트워크 등 다방면에 활용되며 콘텐츠와 방송, 장비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창조경제와 사회발전에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위해 적절한 UHD 방송 생태계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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