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케이블TV, 독자생존이든 매각이든 변해야 산다

  • 2017.05.23(화) 09:40

셋톱박스에 AI·UHD결합…가입자 끌어 모으기
통신사 동등결합 효과 미미…자구책 마련 열중

생존의 위협을 느낀 케이블TV 업체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셋톱박스를 강화하고 UHD(초고화질)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홈(Smart Home)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케이블TV 업체들 중에서도 일부는 독자생존을 위해, 일부는 매각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펼치는 등 동상이몽(同床異夢) 형국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업체들은 작년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무산 이후 위기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비록 딜은 무산됐지만 언제든 케이블TV가 먹잇감이 될 수 있음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경쟁자인 IPTV의 성장세는 케이블TV 시장점유율을 곧 따라잡을 기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46.80%로 전분기 대비 1.1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IPTV는 전분기 보다 1.27%포인트 상승해 작년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42.52%를 차지했다.
 
여기에 소비자 시청패턴이 늘고 있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서비스까지 감안하면 케이블TV의 존재감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M&A 무산 이후 독자생존을 선언한 CJ헬로비전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늘리기에 나섰다.

 

CJ헬로비전은 오는 7월 구글의 AI비서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기반으로 한 UHD셋톱박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UHD셋톱박스와 CJ헬로비전이 서비스 중인 헬로캠(홈CCTV), 헬로CCTV(외부 CCTV) 등을 연결해 스마트홈을 구축할 계획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AI와 빅데이터를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한 융합형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개인맞춤형 콘텐츠 큐레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AI 로봇 제작에도 뛰어들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음성인식에 기반한 움직이는 로봇 개발을 준비 중"이라며 "관련 사업자들과 업무협약(MOU)체결 등 내달 쯤 공식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수·매도희망가격 차이가 커 M&A가 쉽지 않아 보이는 딜라이브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추진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딜라이브는 지난 1월 스마트홈 서비스 구현을 위해 딜라이브 플래티넘과 딜라이브UHD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플래티넘은 셋톱박스와 TV를 연결할 필요없는 무선 형태로 자유로운 이동과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UHD셋톱박스는 기존 풀HD 해상도보다 4배 향상된 고화질 해상도를 제공한다. 

 

딜라이브는 향후 이들 제품에 사물인터넷(IoT), 홈 게이트웨이(인터넷망과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관통문) 서비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지난해 씨앤앰에서 딜라이브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디지털 기반 스마트홈 서비스 구축을 목표로 잡았다"며 "셋톱박스에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서비스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따른 디지털 전환에도 적극적이다. 현대HCN은 이달 말까지 서울 동작구 내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할 예정이다. 딜라이브도 연내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블TV업계는 이를 통해 1400만명 가입자의 이탈을 막고 가입자 수 증원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케이블TV업계의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동등결합(통신서비스와 케이블TV서비스 결합)은 아직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이동통신3사 중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만 동등결합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케이블TV 사업자의 동등결합 상품 판매는 지난 2월말부터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1000건을 넘어선 수준이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동등결합 서비스를 시작할 때 기대했던 만큼에 못미치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자체적으로 제작한 셋톱박스 상품이 가입자 증원에 더 효과적일 정도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