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유료방송에 부는 OTT 바람…목적은 제각각

  • 2017.09.20(수) 16:48

유료방송업체들 OTT 셋톱박스 출시 행렬
몸값 키우기·VOD 매출 확대 등 경영전략

유료방송업계에 셋톱박스형 OTT(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 바람이 불고 있다.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에 이어 KT스카이라이프가 OTT 셋톱박스를 내놨다. 수년전부터 OTT 사업을 시작한 CJ헬로비전도 동글 방식에 이어 조만간 셋톱박스 서비스에 가세할 계획이다. 사업자들이 OTT를 공세적으로 도입하는 배경을 보면 몸값 키우기·주문형비디오(VOD) 매출 확대 등 속내가 숨어 있어 눈길을 끈다.

 

 

◇ 잇따르는 OTT 서비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유·무선 인터넷만 연결되면 방송을 볼 수 있는 OTT 셋톱박스 '텔레비'를 지난 19일 출시했다.

 

텔레비는 중국 샤오미의 셋톱박스 미박스에 구글의 운영체제(OS) 누가를 탑재했다. 지상파, 종편 등 8개 채널을 제공하는 기본료는 월 3300원이나, 약정 없이 원하는 채널을 하나당 500원에 골라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알라카르테'(A-La-Carte) 콘셉트의 유료방송이다.

 

케이블TV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KT스카이라이프가 OTT 셋톱박스 출시를 발표하는 날 맞불을 놨다. CJ헬로비전은 이날 "TV 기반의 혁신적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11월 초 출시하는 것을 확정했다"며 "고객경험 극대화를 위해 200여 명의 검증단이 참가하는 최종 사전 테스트(CBT)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 KT스카이라이프의 '텔레비' [사진=KT스카이라이프]

 

CJ헬로비전의 서비스는 국내외에서 제공되는 영상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콘셉트다. 포부가 크다. CJ헬로비전은 향후 내놓을 OTT 서비스를 통해 '넥스트 제네레이션 TV' 전략을 공식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청 경험을 최적화하는 사용자 환경과 경험(UI·UX)을 제공해 TV를 보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티브로드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자신이 구매한 VOD를 가족들도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OTT 서비스 '모바일TV' 앱을 제공하고 있다. 가족 스마트폰을 최대 4대까지 등록할 수 있어 아들이 구매한 영화 한 편을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이 공짜로 나눠볼 수 있는 셈이다.

이미 OTT 셋톱박스 출시를 통해 재미를 보고 있는 사업자도 있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7월 출시한 OTT 셋톱박스 '딜라이브 플러스'가 현재까지 10만대 이상 팔리는 등 순항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이번달에 프리미엄 디지털 방송과 OTT를 묶은 상품인 '딜라이브 스페셜'도 출시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딜라이브i' 앱을 내놓고 OTT에 홈쇼핑 앱을 추가하는 한편, 젊은 부모 고객을 잡기 위해 어린이 전용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계속 키우고 있다.

 

▲ 티브로드의 모바일TV 서비스 [사진=티브로드]

 

 

◇ 속내는 제각각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OTT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대체로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가입자 확보 등을 통한 매출 확대라고 볼 수 있으나, 다소 결이 다른 속내도 엿보인다.  

 

예를 들어 채권단에 의해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딜라이브는 기업가치 제고가 매우 중요하다. 당장 매출액, 가입자 수, 판매량 등이 민감한 지표이므로 OTT 셋톱박스를 내놓은 이유와 목적도 이와 연관돼 있을 수밖에 없어 가장 적극적이고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겉으로 드러낸 목표는 회사에 부족한 시청자 층인 20~30대 1인가구를 겨냥한 서비스이고, 이를 통해 가입자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 딜라이브가 N스크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딜라이브]

 

그런데 이번에 채널 하나당 요금을 받는 알라카르테 방식의 상품 구조를 보면, 위성방송 사업자로서 하기 어려웠던 VOD 분야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재 7000억원 규모에 달하지만 IPTV 사업자 주도로 성장중인 VOD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사의 OTT 셋톱박스 출시에 대해 "저렴한 기본요금을 미끼로 모은 가입자를 발판으로 VOD 매출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의 경우 작년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 실패 이후 환골탈태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OTT 서비스 출시가 하나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내달 26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9년 만에 회사명도 바꾸기로 했다.

 

티브로드의 모바일TV 서비스는 여러 명이 돌려 보는 시스템이므로 얼핏 보면 VOD 매출 확대를 제한할 것 같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오히려 이런 혜택을 미끼로 VOD 매출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