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 3위인 딜라이브가 일부 방송권역을 5위 사업자 현대HCN에 매각하면서 유료방송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요동칠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는 자사가 보유한 17개 권역 중 하나인 가입자 5만1000명의 서울 서초 방송권역을 현대HCN에 335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했다.
딜라이브가 매각하는 서초디지털OTT방송의 가입자당 평균 단가는 65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딜라이브가 매각될 때 가격인 약 120만원보단 낮아진 것이지만, 지난 2016년 무산된 SK텔레콤-CJ헬로 딜의 약 45만원보단 높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딜라이브와 현대HCN이 서초 권역에서 경쟁해왔고 해당 권력이 강남권의 핵심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현대HCN이 이런 가격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M&A를 할 때 시너지 효과를 가장 크게 낼 수 있는 것은 같은 영업 네트워크와 방송 서비스 수준이 유사한 지역의 SO를 인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딜라이브가 분할 매각이란 옵션과 함께 IPTV 사업자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사업자 상대의 매각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분할 매각 옵션이 등장함에 따라 매수 주체가 늘어나면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인수에 나선 현대HCN도 추가 매입을 검토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 권역의 매각가는 현대HCN의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인 약 6284억원 대비 5.3%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딜라이브의 의도가 어찌됐든 이번 서초방송 매각은 유료방송시장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초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설이 불거진 유료방송 M&A 시장은 오는 6월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도 앞두고 있어 사업자들의 M&A 행보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지위를 지키려는 쪽이나 성장을 꿈꾸는 쪽이 M&A에 나서면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 오는데, 딜라이브가 분할 매각이란 카드를 보여준 셈이란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와 스카이라이프가 30.4%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SK브로드밴드 13.38%, CJ헬로 12.97%, 티브로드 10.59%, LG유플러스 10.42%, 딜라이브 6.66%, 현대HCN 4.40%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