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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구리선만으로 美노후 아파트 통신 '레벨업'

  • 2017.09.17(일) 09:59

광케이블 설치없이 기존 전화선 활용
노후 건축물 많은 북미·유럽서 관심

KT가 광케이블이 아닌 전화선만으로 인터넷 통신 속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기술을 미국 노후 아파트에 시범 구축했다. 이 기술은 기존 건축물을 훼손하지 않고 네트워크 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노후 건물이 많은 미국과 유럽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시 하이버니안 홀(Hibernian Hall)에서 '기가 와이어' 개통식을 가졌다. 앞서 KT는 지난 6월 보스턴 시와 기가 와이어 구축 업무협약(MOU)을 맺은데 이어 이번 개통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보스턴 다운타운에 기가 와이어를 구축하게 되었다.

 

기가 와이어는 광케이블 없이 전화용 구리선 만으로 최대 1Gbps의 인터넷 속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보스턴은 미국 최초의 도시로 평균 60년된 노후 아파트가 많다. 이러한 건축물에는 통신 관로가 가득 차 있어 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광케이블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어렵다.

 

▲ KT가 보스턴시 내의 Haynes House Apartments에 기가와이어를 설치하고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를 측정하며 테스트를 하고 있는 모습.


건물주나 부녀회 등 이해 관계자와 협상을 벌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전화선을 이용해 인터넷 속도를 끌어 올려야 하는데 통신사마다 서로 다른 장비를 구축해야 하거나 이 과정에서 통신 간섭 현상이 발생하는 등 또 다른 어려움이 따른다.

 

보스턴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KT의 기가 와이어 기술에 주목했다. KT의 기가 와이어 기술은 기존 건축물을 훼손하지 않고 네트워크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보스턴의 저소득층이 밀집한 오래된 건축단지를 대상으로 건축물을 훼손하지 않고 주민들의 인터넷 환경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점에서 기술력을 높이 평가 받았다.

 

실제로 KT는 별도의 관로 공사를 벌이지 않고 기존 전화선을 활용, 각 가정에 모뎀 장치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통신 속도를 최대 15배(상향 속도 34Mbps→536Mbps) 이상 끌어 올렸다.


보스턴시의 정보격차 해소 프로젝트는 민관 협력 하에 네트워크 인프라를 개선해 모든 가정과 기업에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 역시 누구나 불편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는 공통된 목표를 지향해 이번 구축 사업이 성사되었다.


미국은 인터넷 창시국이지만 광케이블 구축율이 전세계 22위에 그치고 있어 앞으로도 KT의 기가 와이어 같은 혁신 기술이 미국 통신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시범 구축한 기가 와이어는 우선 보스턴 다운타운 내 13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작했다. 앞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미국 내 다른 도시에도 구축할 예정이다.


기가 와이어가 구축된 보스턴시 헤인즈 하우스(Haynes House)에 사는 ’로빈 제프리(Robin Jeffreys, 49세)’씨는 “별도의 공사 없이 집 안에 모뎀 하나 바꿨을 뿐인데, 전에 비해 수십 배 이상의 인터넷 속도를 체감한다”며 “사실 한국의 IT기술이 이 정도로 높은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KT 황창규 회장은 “이번 보스턴 시 기가 와이어 구축이 미국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 사업에 있어 우수 사례가 되어, 한∙미간 IT산업협력 활성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앞으로 KT는 ICT 기술을 통해 미국뿐 만 아니라 전 세계 다른 나라에도 성공적인 모델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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