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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中진출, 기술로 뚫어드려요"

  • 2017.10.12(목) 16:25

박혜화 웨이코리아 대표, 中 SNS 미케팅으로 급성장
中 바이두 퇴사후 창업…"마케팅 기업서 플랫폼으로"

▲ 박혜화 웨이코리아 대표

 

웨이코리아(Wei Korea)는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는 '히든싱어'(Hidden Singer)와 같은 마케팅 회사다.

지난 2012년 중국에 설립된 이 회사는 그동안 롯데백화점, 아모레퍼시픽, 네이버, G마켓, 제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 기업 30여 곳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 운영, 광고, 왕홍(중국의 인기 크리에이터·BJ) 활용 중국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전반적으로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떠올랐지만 외국 기업의 자력 진출이 매우 어려운 특징 탓에 물밑에서 돕는 회사가 꼭 필요하다. 그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게 웨이코리아였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중국 시장엔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외국 SNS가 진출하지 못하는데, 웨이코리아가 왕홍을 활용해 네이버의 카메라 앱 '스노우'를 홍보한 결과 영상 시청 건수가 누적 6000만 건에 달한 바 있다.

웨이코리아 창업자인 박혜화 대표(29)는 중국 유학 중 현지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 입사, 한국을 비롯한 이집트·브라질·동남아 등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이런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이후 웨이보와 같은 현지 기업 출신 개발자들과 함께 베이징에 본사를 세우고,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웨이보의 한국 지역 공식 파트너가 되면서 사세를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알리바바·바이두·웨이보 등 중국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현지 개발자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중국 특유의 개발 환경을 파악해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마케팅 활동에도 활용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 회사는 주목한 것이다.

최근에는 브랜드·상품 체험 영상을 유통하는 SNS 형태의 플랫폼 '자매팬'을 론칭해 다른 기업의 조력자 역할을 하던 히든싱어 역할 뿐만 아니라 '원조 싱어'로도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박혜화 대표를 만나 그간 사업 경험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중국의 SNS 앱 화면 [자료=웨이코리아]


-안녕하세요. 중국 마케팅 분야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난 2011~2012년 중국 유학중에 웨이보 열풍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중국 싸이월드에서 인턴을 하고 중국 소셜 게임 회사 '해피엘리먼츠'에서도 일하면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피부로 느끼게 됐죠. 직원들은 아침마다 "웨이보 봤냐?"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많은 기업이 TV·종이신문 등 전통적인 마케팅 채널에서 벗어나 웨이보 같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소통하기 시작한 점에 놀랐습니다. 이후 바이두에서 한국 등 글로벌 시장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이를 더욱 체감하게 됐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봤나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 마케팅은 직접 경험한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 브랜드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걸 목격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웨이보가 기업 계정을 인증하는 작업을 돕는 일을 창업 전까지 하면서 이를 잘 알게 됐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 IT(정보기술) 회사에서 쌓은 경력을 살려 기술적으로 전문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SNS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웨이보의 한국 지역 공식 파트너가 됐다고 소개했는데요

▲저희가 처음입니다만 현재는 2개 회사 정도의 경쟁 업체가 있습니다. 위챗의 경우 경쟁자가 좀 더 많습니다.

 

▲ 웨이코리아의 왕홍 마케팅 솔루션 [자료=웨이코리아]


-웨이코리아 서비스의 차별점이 있다면요

▲일단 기업들은 저희가 제공하는 솔루션을 통해 체계적으로 고객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CRM(고객관계관리) 솔루션이나 왕홍 관리 솔루션이 그것입니다. 대부분의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솔루션이라, 고객사에 맞게 조금만 변동하면 빠르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개발하면 중국에서 쓰는 개발 언어를 이해 못 할 수 있는데요. 그런 걸 한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제공하는 것도 강점입니다. 이와 함께 브랜드와 해당 브랜드의 경쟁사의 SNS 성과와 관련한 월간 및 주간 보고서도 제공합니다.

-보고서를 발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1년 안에 팬 100만명을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단순히 팬 숫자에 집착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관련 업계 경쟁사의 활동과 성과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다음 마케팅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드린다는 관점에서 제공합니다.

-서비스의 경우 B2B(기업간 거래) 영역이라 이해가 쉽지 않은데요. 구체적인 예를 들어줄 수 있나요

▲위챗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솔루션인 '훠리(Huoli) CRM'의 경우 쿠폰, 마케팅 앱, 쇼핑몰, 결제 서비스 등을 기업이 직접 개발하지 않더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중국의 완다그룹은 아동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훠리 CRM을 이용해 구축했습니다. 이 회사는 중국 각지에 키즈카페와 같은 점포도 보유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메일이나 엑셀로 관리하면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울뿐더러 방문한 고객을 팬으로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희 솔루션을 이용하면 마케팅과 예약, 선생님 관리, 서비스 및 회원 관리, 더 나아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2차 마케팅 활동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죠.

 

▲ 중국 완다그룹이 웨이코리아의 '훠리 CRM'을 통해 구축한 유아교육 관련 프로그램. [자료=웨이코리아]


-2차 마케팅 활동은 어떤 게 있나요


▲예를 들어 모 화장품 회사는 피부 유형 데이터를 활용해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맞춤형 알림 메시지를 위챗으로 발송해 구매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실질적 사용자 수가 각각 3억4000만명, 9억명에 달한다는 웨이보와 위챗을 활용하는 마케팅의 차이점이 있나요

▲웨이보는 (트위터와 같이) 미디어 성격을 가진 매체이고, 위챗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와 같은 서비스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위챗은 앱 내부에서 고객 관리도 할 수 있고 메시지 발송도 할 수 있는데요. 특히 공개된 위챗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면 앱을 별도로 개발해 론칭하지 않고도 위챗 사용자 대상의 앱을 운영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저희도 지금은 웨이보뿐만 아니라 위챗을 통한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그쪽 매출이 웨이보와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웨이코리아의 중국 마케팅 관련 비즈니스 모델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보는지요

▲다양한 브랜드를 상대로 꾸준히 서비스하며 생긴 노하우가 진입장벽이라고 생각합니다.


-웨이코리아가 제공하는 KOL(Key Opinion Leader·왕홍의 일종) 마케팅 방식과 효과는 기존 왕홍 마케팅과 어떤 점이 유사하고 다른지요

▲작년에 론칭한 저희의 왕홍 마케팅 플랫폼은 1300명이 넘는 왕홍의 SN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왕홍을 선정할 수 있습니다. 또 실시간으로 홍보 효과와 관련한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노우의 경우 왕홍을 통해 6000만 건이 넘는 영상 조회 수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 박혜화 웨이코리아 대표가 업무를 하고 있다.


-중국은 IT 기업들의 서비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한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래서 저희도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위챗 내부에서 미니 앱처럼 이용할 수 있는 기업 계정 '샤오청쉬'가 생겨 이에 대응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이런 서비스를 하는 한국 브랜드가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이 시장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는 HTML5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쉽게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 영역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어떤 사업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SNS 마케팅과 광고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작년은 왕홍 마케팅 관련 매출도 많았는데, 앞으로는 왕홍과 같은 인플루언서를 통한 단순한 홍보보다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직접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는 왕홍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의 영향은 없었는지요

▲작년까지 매출액 기준 매년 두 배 정도 성장했는데, 올해는 사드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고객사가 줄어드는 수준의 영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예산을 줄이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향후 중국 마케팅 시장을 전망한다면요

▲기존에는 중국 마케팅을 단순히 웨이보와 위챗 계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많았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시스템과 SNS를 연계해 관리하는 CRM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어떤 SNS 사용자가 구매를 하고 그들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해 더욱 정교한 마케팅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영상 콘텐츠 시장이 빨리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시장도 노리고 있습니다.

-사업상 신념이 있나요

▲고객을 속이지 말자는 겁니다. 무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짜 데이터를 만드는 곳도 있을 겁니다. 고객사의 목표 숫자가 크다고 하더라도 현재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주고 지속적으로 이를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영상과 SNS 체험단을 결합한 형태의 자체 플랫폼 '자매팬'을 오픈했습니다. 타오바오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들의 주요 트래픽이 영상·라이브 방송 위주로 바뀌면서 많은 브랜드들도 동영상 콘텐츠를 통한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점에 주목한 겁니다. 자매팬은 브랜드 관련 영상 제작과 함께 왕홍 등 인플루언서를 통해 중국 마케팅을 도와줄 것이고, 기업은 실시간으로 이런 서비스의 성과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기업들의 중국 마케팅을 지원하다가 자체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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