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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앞둔 유료방송]③통신사 그리는 큰 그림 'M&A'

  • 2018.05.28(월) 17:12

주력 통신 넘어 뉴미디어로 승부 기회
끊임없는 먹이감 물색, 사업제휴 추진

유료방송 시장이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의 공습과 점유율 합산규제 일몰을 앞두고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사업자간 치열한 가입자 뺏기 경쟁과 함께 통신사와 케이블TV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각 사업자들의 전략 및 바람직한 정책 방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이달 중순경 시장에선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임박설'이 돌았다. 지라시엔 CJ 고위관계자 말을 인용해 지난 18일 장 마감 이후 계약체결을 발표한다는 구체적인 날짜와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해당일 이후 현재까지 관련 공시는 물론 이렇다 할 발표는 없다. 결국 루머인 것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통신 및 케이블TV 업계에선 낭설로만 치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선 올해 초부터 인수합병(M&A)을 놓고 다양한 예측이 나왔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인터넷TV(IPTV) 시장 점유율 3위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CJ헬로를 인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올 1월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조회공시에서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고, CJ헬로 역시 "최대주주가 현재 당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 계속되는 LG유플의 CJ헬로 인수설


하지만 업계에선 두 회사가 여전히 대화 채널을 열어놓고 M&A 추진의 끈을 놓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J헬로의 최대주주(지분율 53.92%)인 CJ오쇼핑이 오는 7월 CJ E&M과 합병을 앞두고 있어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본격적인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CJ헬로를 비롯한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관련, 협회를 통해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속내는 합산규제 보호막을 통해 지금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M&A를 통해 매각 및 투자금 회수에 나서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IPTV 진영인 통신사들은 케이블TV업계 못지 않게 내달 27일로 예정된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규제 일몰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력인 통신 사업 성장이 정체되면서 IPTV를 발판으로 미디어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는 와중에 관련 규제가 걷힌다면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통신사와 케이블TV 업체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를 인수하려다 공정거래위원회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SK텔레콤이 주력사업인 이동통신업과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를 사들이려는 배경엔 국내 미디어 시장에선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가 있어야 투자 대비 효율성이 나타나는 '규모의 경제' 셈법이 있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와 CJ헬로가 확보한 유료 가입자를 결합해 효율성을 끌어올려 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산이었다.

 

이는 현재 IPTV 1위 사업자인 KT를 비롯해 이통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방송의 공익성과 다양성을 위해 어느 정도 규제는 있어야 하지만 넷플릭스와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안방 시장 공습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 사업자들의 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유료방송 사업자의 대형화와 M&A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KT 측은 "글로벌 사업자들의 파급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33% 점유율 규제로 묶는다는 발상은 한가한 소리"라며 "합산규제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반시장적인 규제"라고 지적했다.

 

◇ 유료방송 격변기, 시장 재편 예고

 

다만 IPTV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측은 "1위 KT를 중심으로 거대 사업자가 탄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케이블TV 업계와 같이 합산규제 기한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M&A 활성화와 합산규제는 별개의 사안이고 공정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라며 "M&A 활성화 차원이라면 1위 사업자보다 후발 사업자 중심으로 건강한 경쟁을 벌이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료방송 업계가 격변기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M&A를 비롯한 어떤 방식으로든 재편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 1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방송통신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유료방송 업계 인수합병과 관련해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CJ헬로 인수설의 당사자이자 IPTV 업계 유력한 M&A 추진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역시 넷플릭스와 사업 제휴를 벌이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달초부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LG유플러스가 한발 더 나가 자사 IPTV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직접 탑재, 가입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5G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당장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확대될 텐데 IPTV 역시 모바일과 연동한 새로운 다채널 방식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통신사들의 M&A와 맞물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과 활발한 사업 제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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