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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코앞인데, 폰 개통시간 입장 '평행선'

  • 2018.06.05(화) 17:59

판매점주들 강경 "황금시간 지켜야"
작년부터 논의했는데…의견 못좁혀

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되는 가운데 휴대폰 개통시간 단축을 놓고 관련 유통 업체와 이통사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휴대폰 판매점주들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 집단상권연합회가 매출 타격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이동통신 집단상권연합회 등은 5일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통신사 개통시간 단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단상권연합회는 강변테크노마트 이동통신상우회를 비롯한 집단상권 내 휴대폰 판매점주들이 결성한 단체다.

 

▲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등은 5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날 최원식 강변테크노마트 이동통신상우회장은 집회에서 "영업이 가장 잘 되는 저녁 황금 시간대를 놓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저녁 있는 삶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는 허울만 좋을 뿐"이라고 말했다.

 

집단상권연합회는 지난해부터 검토된 휴대폰 개통시간 단축에 대해 반대 입장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신규, 기기 변경 개통시간(오전 8시~오후10시)과 번호이동 시간(오전 10시~오후 8시)을 오전 9시~오후 6시로 단축, 변경하는 방안을 두고 방통위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논의 중이다.

 

당초 방통위는 작년 9월 휴대폰 판매점을 현장 방문했다가 개통 전산망이 늦게까지 열려 있어 유통업계 종사자의 노동시간이 길어진다는 건의를 받으면서 관련 논의에 착수했다. 이후 법정 노동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줄이는 주 52시간 근무 적용과 맞물려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휴대폰 판매점주들은 퇴근 이후 휴대폰을 개통하려는 고객을 잃을 수 있어 이 같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도심에 인접하지 않은 영세 판매점은 개통시간 단축에 따른 타격이 크다는 우려다.

 

권오룡 집단상권연합회 사무국장도 "아파트나 오피스단지 근처에 자리한 통신사 직영점이나 대리점은 고객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들릴 수 있다"며 "반면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판매점은 고객이 퇴근 후에 오는 경우가 많아 개통시간 단축 시 고스란히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유플러스를 제외한 통신사들은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 추진에 발 맞춰 가면서 개통시간 단축에 찬성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개통시간과 함께 영업시간이 줄면서 통신사도 일차적으로는 매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거스르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사회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만큼 이통3사와 유통업계도 따라가야 한다"면서 "고객이 평일 저녁이 아닌 주말에 판매점을 들리면 되니 개통시간 단축이 나쁜 방법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뚜렷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3사중 가장 낮은 만큼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가 있어 개통시간 단축에 소극적이라는 게 통신업계의 분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여전히 입장 변동이 없다"면서 "대리점 입장에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해 돈을 더 벌고 싶어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통시간 단축은 방통위를 통해 관련 업계 의견을 수렴해 통신사들의 전산 운영 방안을 합의한 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에 신고하면 시행된다. 하지만 작년부터 논의를 했는데도 통신사간 입장 차조차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방통위 관계자는 "판매점 현장을 방문하면서 종사자 분들 의견을 받고 있다"면서 "통신사에도 관련 논의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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