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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으로 나온 AI 스피커…'B2B 진출'

  • 2018.07.19(목) 15:36

고객 응대하고 직원에 정보 제공
다양한 업무 적용해 플랫폼 확장

 

지난 18일 방문한 인공지능(AI) 서비스 호텔인 노보텔 엠배서더 동대문. 언뜻 일반 호텔과 다르지 않아 보이는 이곳 객실엔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탑재한 단말기가 있다. 호텔 데스크에 전화를 걸거나 직접 내려갈 필요 없이 말을 걸어 서비스를 요청하는 기기다. 단말기에 "지니야, 욕실 수건 갖다 줘"라고 말하자 5분 후 호텔 직원이 수건을 들고 나타난다.

 

AI 스피커가 호텔 현장에서 사용되는 모습이다. 원하는 서비스를 음성으로 요청하면 바로 연결해주는 AI 스피커가 사업자용으로 나오면서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AI 스피커 제조사는 지금까지 가정용으로 쓰이던 스피커를 기업의 다양한 업무에 적용하면서 플랫폼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아마존 등은 호텔이나 편의점과 같은 사업자용 AI 스피커를 선보이고 있다. AI 스피커가 직원 대신 고객을 응대하거나 매장 근무자에게 운영 관련정보를 알려주도록 하고 있다.

 

KT는 이달 개관한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 투숙객의 비품 요청과 조명, 냉난방 등 조절 지시를 받아 작동하는 기가지니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무협약을 맺은 한솔개발 오크밸리 리조트 콘도에도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관광지 정보를 보내주는 기가지니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AI 스피커 누구 시스템을 비스타 워커힐 서울호텔에 적용해 객실 조명, 온도, 커튼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달엔 물류차량의 위치와 도착시간, 본사 공지사항과 매뉴얼, 물류센터와 AS 전화번호 등 질문에 답하는 CU 편의점 매장용 AI 스피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마존은 지난 달 숙박업소 전용 AI 스피커인 알렉사 포 호스피탈리티(Alexa for Hospitality)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투숙객이 음성으로 방 청소, 룸서비스, 스파 예약을 요청하고 체크아웃, 풀장이용시간 등을 안내 받도록 하며 현재 메리어트 호텔에 적용된 상태다.

 

통신사가 사업자용 AI 스피커를 내놓는 건 업무에 사용하려는 기업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절차을 거치지 않고도 곧바로 고객이나 직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불러오고 자연히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는 기업에서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는 도구로 쓸 수 있다"면서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집안에서 주로 사용되던 AI 스피커가 기업용으로 나오면서 한층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고 있다. 김채희 KT AI사업단장은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호텔 외에도 병원, 요양시설, 리조트 등 음성으로 서비스를 간단하게 제어하는 것을 바라는 사업장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개별 회사의 여러 업무용도에 맞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AI 스피커를 이용하는 사업자들이 자사 업무용도에 맞춰 알고리즘을 바꾸고 서비스를 덧붙일 수 있다"면서 "고객 응대를 비롯한 기업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AI 스피커 플랫폼을 한층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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