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상화폐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1호' 블록체인 협회에 사단법인 인가를 내고 금융감독원 해외 코인 공개(ICO) 조사과정에서도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가상화폐와 함께 규제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업계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실린다.
블록체인 솔루션기업 글로스퍼 김태원 대표는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열린 하이콘 해커톤 미디어데이에서 이 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에 개최된 하이콘 해커톤은 글로스퍼에서 주최한 블록체인 개발대회다. 제한된 시간 안에 글로스퍼에서 발행한 가상화폐인 하이콘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들거나 사회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면 심사를 거쳐 우승 팀을 가린다.
이날 행사에서 김태원 대표는 "정부가 블록체인을 보는 시각이 과거와 많이 다르다”면서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의 사단법인 신청을 인가해 변화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인가를 받은 KBIPA는 삼성전자, 카카오를 비롯해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는 70개사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해 8월 설립됐다. 최근 난립하는 블록체인 협회 중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범한 '1호' 협회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사단법인 인가 신청 초기만 해도 정부 담당자를 만나기 어려워 일부러 시간을 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라며 "실제로 최근 정부 주최 회의에 가면 공무원들이 코인 이야기를 많이 할 정도로 우호적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진행된 금감원의 블록체인 기업의 해외 ICO 조사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금감원은 지난 10일 해외 ICO를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기업에 52개 항목으로 구성된 질문지를 보내 추진국가와 발행물량 등 실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업계에 오래 있지 않은 사람들은 위협적으로 보지만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업계를) 많이 생각해주고 있다고 평가한다"면서 "기업 입장에서 어떤 점이 힘든지 파악하는 측면도 있으며 실제로 질문지를 보면 상당히 세밀한 부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부처들이 블록체인 기업들을 꾸준히 만나고 있으며 과기정통부에서 주최하는 관련 토론회도 다음 주 중 진행될 예정"이라며 "자칫 업계에 회오리가 휘몰아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긍정적 기대가 더 크다"고 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해서 보면 안 된다는 당부도 전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시스템 참여자에게 금전적으로 보상해 기술 개발 및 확산을 뒷받침하는데, 이를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는 정부 시각을 지적한 것이다.
김 대표는 "가상화폐는 인센티브 역할을 하기 때문에 블록체인과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블록체인을 토대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상화폐와 분리하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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