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사가 벌어들이는 매출규모에 대한 케이블TV(MSO) 기여 비율이 실제보다 낮게 평가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같은 기여도를 수정·반영하면 오히려 지상파가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매월 140~268원의 재전송 대가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11일 미디어경영학회가 주관한 '방송시장 정상화를 위한 지상파 재송신 정책 방향' 주제의 세미나에서 "지상파 채널을 유료방송 가입자가 시청해 지상파 시청률과 광고 매출이 증가하는 등 지상파 총 매출에 유료방송의 기여도가 크다"며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연구는 대부분 유료방송의 지상파 채널 기여도를 조사할 때 지상파 특수성을 고려해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가 아닌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지 않는 난시청 가구 수(유료방송 가입자의 약 70%)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변교수는 "지상파 영향력이 감소된 상황에서 난시청 가구 수만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 수요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경쟁력 있는 PP(프로그램 제공 사업자)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이 지상파 시청을 위한 난시청 해소만이 아닌 다양한 채널을 보기 위해 유료방송을 가입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최근 유료방송시청자 57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유료방송의 가입이유로 '다양한 유료방송 채널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7%로 가장 많았다. 반면 지상파 채널을 시청하기 위해서 유료방송에 가입한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변 교수는 "그런데 지상파를 일반 PP와 동일한 사업자로 간주하고 방송 프로그램 제공 매출액 수준을 비교하면 작년 케이블TV가 지상파에 지불한 금액은 PP 평균 금액보다 106억원을 초과했다"며 "반면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기준으로 SO 가입자들이 지상파 광고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금액은 매월 가입자당 3373~3420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지상파 3사의 지난해 광고매출 1조3184억원에서 케이블TV 가입자 약 1300만명의 비중에 따른 기여분을 계산한 것이다.
변 교수는 "이같은 금액에 지상파 3개 채널의 가치, 홈쇼핑 기여를 차감하면 SO는 지상파 1개 채널당 매월 140~268원의 대가를 오히려 받아야 한다"며 "유료방송사업자의 지상파 광고매출 기여분에 협찬 매출액도 포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