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베타(시범) 서비스 중인 쇼핑하기를 정식 출시한다. 정식 서비스와 함께 쇼핑하기 플랫폼에 참여할 판매자를 모집하면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가 선전하고 있는 쇼핑시장에 4400만명의 메신저 이용자를 등에 업은 카카오까지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4일 카카오톡을 통해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팔 수 있는 쇼핑하기를 정식으로 서비스한다.
쇼핑하기란 판매자가 카카오톡 이용자 환경에 최적화한 전용 쇼핑몰 톡스토어를 열어 의류 및 잡화, 인테리어 소품, 디지털과 가전기기 등 상품을 파는 쇼핑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카카오톡 어플리케이션(앱)에서 더 보기 탭에 들어가 쇼핑하기 버튼을 누르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베타 서비스 기간엔 MD(상품 기획자)가 자체적으로 일부 업체를 선정, 입점시킨 후 시범 판매를 하도록 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모든 판매자가 자유롭게 톡스토어 개설과 입점을 신청할 수 있는 공식 절차가 도입된다.
판매자를 본격적으로 끌어 모으면서 쇼핑 사업에 속도를 올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보다 많은 쇼핑하기 판매자를 확보하고 이용자에게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게 된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정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오는 24일 쇼핑하기 정식 서비스를 목표하고 있다"면서 "베타 서비스 기간과는 입점 형태가 크게 달라질 것이며 모든 판매자에 입점 신청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네이버 쇼핑검색 창을 통해 상품을 노출, 판매하는 네이버 쇼핑과 유사한 형태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판매자가 전용 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해 네이버 쇼핑에 입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높은 검색 점유율을 토대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다수 유치하면서 강력한 쇼핑 플랫폼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쇼핑사업 후발주자인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 파워를 토대로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4400만 명(올해 2분기 기준)에 육박하는 카카오톡과 쇼핑을 연계해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이용자와 사업자가 메신저상 친구관계를 맺는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통해 상품 홍보 및 구매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이용자가 자신의 카카오톡 친구와 상품 정보를 공유하는 이른바 소문내기 기능을 쓰면 상품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도 차별 점이다.
쇼핑하기 정식 서비스와 함께 쇼핑 자회사 카카오커머스 분사도 추진하며 관련 사업에 힘을 싣는다. 오는 12월 출범하는 카카오커머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상품까지 살 수 있는 글로벌 쇼핑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러면서 해외직구(직접 구매) 배송 대행 사이트 '몰테일'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선 카카오의 쇼핑 사업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의 최대 라이벌인 네이버가 선점한 쇼핑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는 한편 네이버 못지 않은 플랫폼 파워를 토대로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현재 쇼핑 시장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은 압도적"이라면서 "제 아무리 카카오라고 해도 빠른 시간 안에 시장 구도에 변화를 가져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에 대적할 수 있는 기업은 카카오가 유일하다"면서 "카카오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는데다 쇼핑 전담 자회사까지 설립한다는 건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