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초대형 게임사 넥슨이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또 쏘아 올리며 매력 발산에 나섰다.
무려 10~15년째 인기를 끄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 스토리 등 PC 온라인 대표작들이 '폭풍 흥행'을 거듭하면서 우직한 성장을 이어갔다.
넥슨은 앞으로 '바람의 나라'와 같은 강력한 IP(지식재산권) 기반의 신작들을 쏟아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 영업익 1조원 달해…비결은 '글로벌'
넥슨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 증가한 983억6000만엔(한화 9806억원·이하 100엔당 997원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8% 늘어난 2537억2100만엔(한화 2조5296억원), 당기순이익은 90% 치솟은 1076억7200만엔(한화 1조7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률은 39%에 달했다.
영업이익, 매출,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 주요 타이틀의 견고한 성과를 바탕으로 PC와 모바일 게임 모두에서 성장세를 거듭한 덕이다.
실제로 PC 게임 매출은 전년보다 8% 증가한 1988억7100만엔(1조9827억원), 모바일 게임은 7% 성장한 548억5000만엔(5369억원)으로 나타났다. PC 매출 비중이 78%이고 모바일은 22%인 셈이다.
이처럼 PC 온라인 대표작들의 장기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전년보다 약 17% 성장한 1799억엔(1조7939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전체 매출의 71%에 해당하는 수치다. 넥슨은 2016년(59%), 2017년(66%)에 이어 매년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며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했다.
◇ 중국의 힘…매출의 절반
지역별로 보면 중국 시장 매출은 1329억6600만엔(1조3257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했고, 북미는 164억9800만엔(1645억원)으로 77%나 성장했다. 유럽·기타는 163억9900만엔(1635억원)으로 30% 늘었다.
그러나 한국(737억9000만엔·7357억원)과 일본(140억6800만엔·1403억원)에선 각각 8%, 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52%), 한국(29%), 북미(7%), 유럽 기타(6%), 일본(6%) 등의 순이다.
해외 사업 매출 성장은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가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서비스 15주년을 맞이한 메이플스토리의 매출액은 한국 지역에서만 전년보다 67%나 성장했다.
작년 7월 출시 이후 국내외 누적 다운로드 2000만건을 넘긴 메이플스토리M은 한국에서 81%, 글로벌 시장에서 6배 성장을 기록했다.
던전앤파이터 역시 중국에서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업데이트로 3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론칭한 FIFA 온라인 4 역시 스포츠 장르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등 성공적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미국 자회사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대화형 스토리텔링 게임 '초이스'와 메이플스토리M, 신규액션 RPG '다크어벤저 3'(현지 서비스명 : Darkness Rises) 등의 모바일 게임이 선전하며 북미 시장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모바일 액션 RPG '다크어벤저 3'도 '다크니스 라이지즈'(Darkness Rises)라는 타이틀로 지난해 6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누적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 올 1분기는 부진 전망…신작 '기대감'
다만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7%나 감소한 39억엔(389억원)에 그쳤다. 넷게임즈 인수로 발생한 손상차손 영향이다.
매출액 또한 13% 감소한 461억엔(4594억원), 당기순이익은 65억엔(64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8.5%다.
향후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과 함께 언리얼 엔진4 기반으로 개발 중인 PC 온라인 3D 액션 RPG를 공개하는 등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1월에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스피릿위시'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등 벌써부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트라하'도 조만간 출격할 예정이며, 넥슨의 첫 게임이자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 기네스 기록을 가지고 있는 '바람의 나라' 원작의 '바람의나라: 연', '마비노기 모바일',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등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법인) 대표이사는 "앞으로 자사 IP 기반의 신규 콘텐츠에 투자를 지속하고 AI(인공지능), 가상세계 등 게임 개발과 플레이 경험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유저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첨단 기술을 도입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올 1분기 예상 매출을 797억~874억엔으로 전년보다 3~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407억~474억엔, 당기 순이익은 379억~437억엔으로 전망했다. 작년 1분기 영업익은 영업이익 547억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