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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체험단]VR스테이션 가면 '만찢남녀' 된다?

  • 2019.04.05(금) 17:08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VR 즐겨
'가상·현실 오가는 특별한 경험'

 

서울 강남역 4번출구 앞에서 낚시를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테마파크 'VR스테이션'에 가면 가능하다.

지난해말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현대IT&E가 문을 연 VR스테이션 강남점은 1200평 규모로 4개층으로 구성됐다. VR시네마·VR툰 등 국내외 유명 VR 콘텐츠 20여 종을 120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할 정도다. 아래 동영상으로 생생한 체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1시30분 무렵 VR스테이션에 후배 기자와 함께 가봤다.

입구에 들어서면, 이 많은 VR 콘텐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을까 겁부터 난다. VR 콘텐츠를 오래 이용하면 토하진 않을지, 너무 많은 콘텐츠를 이용하면 지겹진 않을지….

그러나 슈퍼 마리오가 되어 카트를 타고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전투 병기를 직접 조종하며 낚시도 즐겼더니 3시간30분이 훌쩍 지나갔다.

특히 함께 즐기는 사람과 헤드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더욱 즐겁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이용한 VR 콘텐츠는 혼자 가상의 세계로 들어가 즐기고 나온 뒤 지인들과 "어땠냐"고 물어야 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함께 극장에 가서 다른 영화를 보고 나온 뒤 대화할 때 느끼는 아쉬움과 비슷할 것인데, VR스테이션은 실시간으로 감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얘기다.

VR스테이션 강남점 입구. 서울 지하철 강남역 출입구 바로 앞에 있다.

차근차근 체험기를 풀어본다.

산뜻한 출발을 위해 '공중 자전거'를 가장 먼저 타보기로 했다. 자전거 모양의 기기에 탑승하고 VR 기기를 머리에 쓰면 시작할 수 있다.

안내에 따라 페달을 밟고 핸들을 조종하니 하늘 위를 날기 시작했다.

그래픽이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됐으니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VR 기기를 통해 만화 속으로 들어가 날아다녀보니 뭐랄까, 환상적이었다.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이었다면 아무리 진짜 같아도 결국에는 가상을 체험했다는 감상을 받았겠지만, 대놓고 가상의 공간으로 들어가 하늘을 나는 자전거를 타는 콘셉트 덕에 오히려 더 환상적인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이다.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가 아니라 만화를 찢고 들어간 남자가 될 수 있는 체험이라면 오버일까.

그렇다고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조종을 잘못해 바위에 부딪힐 때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

'공중 자전거' 체험 화면.

공중 자전거를 마치고 나오니 옆쪽에서 한 아빠와 아들이 '피싱 VR'을 즐기고 있었다. 아빠는 자상하게 아들에게 낚시하는 법을 가르쳤고, 아들은 아빠보다 큰 물고기를 낚을 때 잔뜩 신이 나서 자랑했다.

게임 방법은 간단했다. 고요한 물 위에 낚시줄을 휙 던진 뒤 물고기가 접근하면 조금씩 릴을 감다가 미끼를 물면 그때부터 빠르게 감으면 된다.

콘텐츠와 상호 작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몰입감이 상당히 높다. 함께 즐기는 사람과 대화하며 칭찬도 하고 놀리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번은 대형 물고기를 잡다가 흥분한 나머지 릴을 너무 빨리 감아서 손에 살짝 피가 나기도 했다.

두개의 콘텐츠를 즐기고 나니 체력 소모가 극심해졌다. 이런 사람은 VR스테이션 내부에 있는 커피숍을 이용하면 되겠다. 안 사먹는다고 뭐라고 하진 않으니 돈을 쓰지 않고 쉬어도 된다.

VR로 낚시 콘텐츠를 체험하는 장면이다.

카페인 음료로 에너지 충전 후 '드래곤볼VR'에 도전했다. 여기선 부끄러움에 주의해야 한다.

드래곤볼 주인공 손오공처럼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양손을 허리로 모아 기합을 넣으면서 '오오오오'라고 말하며 기를 모은 뒤 '에-네-르-기-파'를 또박또박 외쳐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또박또박 외칠 필요까진 없지만, 팔과 발에 부착한 센서가 동작을 인식하기 때문에 동작이 정확해야 한다.

이 부끄러움을 극복하지 못해 드래곤볼을 모르는, 텔레토비 세대에 해당하는, 젊은 후배에게 에네르기파를 제대로 두들겨 맞아 패배했다. 얼굴을 감싸는 VR 기기 'HMD'를 착용하는 이유를 이때 알게 됐다.

이 에네르기파에 당했다.

전세계 VR 업계는 무겁고 불편한 HMD의 경량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VR 콘텐츠를 즐길 때 부끄러움을 덜어주는데는 얼굴을 가려주는 현재 모습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최근에 VR스테이션에 도입된 '호러VR'을 이용해봤다. 다양한 퀴즈를 풀어야 게임이 끝나는 '방탈출'을 VR로 구현한 것이다.

세상사에 지친 나머지 무섭지 않았고 어떻게 방탈출 게임을 VR로 구현했는지 생각하느라 몰입하지 못했으나, 후배는 소리를 연신 질러댔으니 적정 수준의 무서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VR로 방탈출을 즐기는 특별함과 게임을 클리어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재도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호러VR를 즐기는 장면이다.

VR스테이션의 대표적 인기 콘텐츠 '마리오 카트'도 체험했다. 슈퍼 마리오가 되어 카트를 타고 경주를 즐기는 콘텐츠다. 자동차 운전과 유사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고,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진진했다.

세계적 마니아를 양산한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전투 병기가 되어 적을 무찌르는 콘텐츠는 개인적으로 감동적이었다. 22년 전 중학생 시절 용돈을 모아 봤던 만화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에반게리온VR의 한 장면이다. 전투병기가 되어 싸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체험한 콘텐츠는 '스키'였다. 겨울 스포츠를 수년간 즐기지 못한 한을 여기서 풀었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VR의 효용을 만끽한 순간이었다.

정돈된 경기장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환경에서 스키를 탄다. 가끔 잘못 타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아찔한 느낌도 체험할 수 있다.

3시간30분이 훌쩍 흘렀다. 영상 촬영과 취재를 병행하고 휴식도 두번 취했으니 3시간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쓴다면 더욱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VR 시네마, VR툰 등 영화와 만화를 VR로 즐기는 다양한 콘텐츠도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VR스테이션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며 대인 기준 자유이용권(3시간 무제한)은 5만9000원이다.

이번달은 3만2000원(주중)에 이용 가능하다. 사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하거나 현대백화점그룹과 LG유플러스 멤버십 할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워치체험단'은 비즈니스워치가 새롭게 시작하는 체험 전문 콘텐츠입니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본 경험담을 텍스트, 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로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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