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5G 서비스가 상용화된지 6개월이 지났다.
5G가 전국 커버리지로 확대되지 못해 여전히 5G 서비스를 원활히 사용하지 못하는 사용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고, 통신사들은 엇비슷한 현실속에서 5G 속도 및 품질에 대한 과도한 경쟁을 펼쳤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급하게 5G 서비스를 시작했던 탓이다.
하지만 성급함으로 느껴졌던 5G가 이젠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서비스가 되고 있다.
해외 기업·기관들 "韓 5G, 뭐라도 배우자"
5G 상용화 이후 해외 기업과 기관이 잇따라 국내 통신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이 가장 열심이다. 일본은 내년 도쿄 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선언하면서 5G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제4 이통사 라쿠텐은 SK텔레콤의 5G 네트워크 기술 수출을 위해 논의 중이다. 또 일본 통신사인 NTT도코모와 KDDI도 국내 통신업체를 방문하거나 현지로 초청해 5G 서비스 설명회를 들었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신 대표단은 한국을 방문해 한국 5G 통신속도를 체험하고 국내 통신사들과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세계은행도 KT를 방문해 5G 상용화 현장을 확인했다.
세계 통신사와 기관이 국내 통신사를 찾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5G 상용화 및 기술에 발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아직 5G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곳들은 국내 통신사를 방문해 기술력이나 서비스 노하우 등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뭐라도 배워가자'라는 입장이다.
국내기업들도 5G 홍보활동 활발
5G 선두권을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해외 성과로 이어가기 위해 국내 통신사 수장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해외 기업 및 기관을 만나며 자사 5G 서비스 및 기술력에 대해 전달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제 전시회와 해외 각국을 돌아다니며 글로벌 여러 기업 수장들을 만나고 자사의 5G 기술력을 알리고 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미국 방송사인 싱클레어와 합작 회사 설립 협약을 맺고 라쿠텐과 기술 계약 논의를 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KT는 2015년부터 5G 비전선포를 했다. 또 황창규 KT 회장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2019년 5G 이동통신 최초 상용화'를 공식 선언했고 지난 5월에는 제주도에서 '파트너 초청행사'를 통해 아시아 및 태평양 15개국 대표 통신사들과 5G 현황 및 기술을 공유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을 만나 5G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통신사 '아픈손가락' 해외 사업
통신사에게 해외 사업은 '아픈손가락'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 진출에 수많은 도전을 했다. 통신솔루션이나 LTE 기술 컨설팅 등의 수출 사례는 있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았다.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 중 1.2%에 불과하다.
5G가 아직 해외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해외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본격적으로 5G를 상용화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 5G를 시작한 곳이 많지 않아 현재는 구체적인 수출 논의보다는 한국의 5G 현황을 보고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국내 통신사들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내 통신사들이 통신기술뿐 아니라 5G를 활용한 서비스 레퍼런스도 보유하고 있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5G 생태계·기술특허서 기회 찾아
통신사들은 통신서비스 뿐 아니라 5G 생태계를 통한 해외 진출에 관심을 갖는다. 5G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 특징으로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해 실시간 AR·VR 콘텐츠 제공부터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제공 가능한 서비스 범위가 확대된다. 이에 통신사들은 5G 생태계 확대를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5G를 통해 글로벌로 생태계를 만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최근 협력을 진행한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게임과 쇼트(Short) 비디오 앱 '틱톡'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CEO 직속 5G 핵심 서비스 솔루션과 콘텐츠 등 수출을 전담할 조직을 CEO 직속으로 신설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5G 생태계 구축을 주도해나갈 것"이라며 "연내 통신사 최초로 5G 콘텐츠, 술루션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KT는 5G 생태계 외에도 5G 관련 특허 및 표준화 부분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KT 관계자는 "통신서비스 자체는 내수산업이다보니 바로 해외로 나가기는 어렵지만 장비사들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 움직임이 있다"면서 "KT가 5G 관련 기술 특허 및 표준화에 앞서 나가고 있어 장비업체와 함께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