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이유미 기자] CES에는 대기업들의 화려한 기술 자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 생활 속에 유용한 기술들이 알게 모르게 흡수된 제품들도 많다.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의 테크웨스트(Tech West)에 있는 샌즈(Sands)관에서는 이러한 제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현재 상용화되어 판매되고 있는 제품도 있고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하나쯤 소장하고 싶은 다양한 기술이 가미된 제품들이다.
화장실이 달라진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정용품 회사 프록터앤드갬블(P&G)의 차민(Charmin) 브랜드는 총 3종류의 실험적인 제품을 전시했다. 상품화 단계는 아니지만 화장실에서의 생활을 재밌게 만들어주는 프로토타입 제품이다.
첫 번째는 냄새를 감지하는 제품으로 화장실에 볼 일을 본 후 좋지 않은 냄새가 남아 있으면 이를 감지해 'WAIT IT OUT'이라고 알려주고 냄새가 사라지면 'ENJOY THE GO'라고 알려준다.
두 번째 제품은 화장실에서 휴지가 떨어졌을 경우 화장지를 배달해주는 '롤봇(RollBot)'이다. 바퀴가 2개 달린 곰 모양의 로봇으로 머리 위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얹고 다닐 수가 있다. 로봇은 블루투스로 연결해 로봇에게 화장지를 가져오라고 배달시킬 수 있다.
세 번째 제품은 VR글래스다. 기존에 나온 VR글래스와는 큰 차이점은 없지만 화장실에서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화장실에 오기 전 보던 장면을 화장실에 와서도 끊김없이 이어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잠자는' 시장을 공략해라
CES에서는 수면 시장을 공략한 제품들도 눈에 많이 띈다. 더 잘 잘 수 있도록 해 삶의 질을 더욱 높이도록 돕는 제품들이다.
필립스는 전 세계 모든 수면 문제의 80%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CES에서 스마트 슬립(Smart Sleep) 솔루션 제품들을 소개했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밴드'를 만들었다. 잘 때 머리에 쓰는 '스마트 슬립 딥 슬립 헤어밴드'를 통해 깊은 잠을 유도해 더 잘 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서파 수면(slow wave sleep)'에 들어가면 알고리즘은 이를 지속할 수 있도록 조용한 음색을 만들어내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 서파 수면 기간이 늘어나면 수면의 질은 좋아진다.
이외에도 코골이를 줄여주도록 돕는 '스마트 슬립 스노잉 릴리프 밴드'와 자연 햇빛과 유사한 빛을 제공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기상할 수 있는 '웨이크업 라이트'도 전시됐다.
'슬립 넘버(Sleep Number)'는 스마트 매트리스를 선보였다. 매트리스에서 수면하는 사용자의 심박수와 움직임을 측정해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파악하고 수면이 질을 지수로 나타낸 'SleepIQ'를 월간 리포트로 만든다. 사용자를 파악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매트리스가 조절돼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준다.
IoT에 귀여움을 더한 카카오프렌즈
CES에는 다양한 가전제품들이 많이 전시돼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IoT(사물인터넷) 제품들이 많다.
각 제품마다 특색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카카오프렌즈는 IoT 기기에 귀여움을 더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홈킷' 제품으로 스마트 체중계, 가습기, 알람, 체온계, 센서, 램프, 공기청정기 등을 출품했다.
홈킷 제품들은 세계적 디자인 그룹 '넨도'와 협업해 탄생했으며 각 제품의 개성과 기능을 시각화한 아이콘을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각 제품별로 전용 앱이 연동돼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제품 자체에는 카카오캐릭터를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부스는 카카오캐릭터들로 꾸며져 외국인들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부스는 없지만 존재감 드러낸 구글
샌즈 전시장에는 구글 부스는 따로 마련돼있지 않았다. 구글은 지난해에 이어 메인 전시장인 테크 이스트(Tech East) 야외에 부스를 준비했다. 하지만 샌즈 전시장 곳곳에서는 구글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인공지능(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연동되는 제품의 회사 부스에는 어김없이 'Google Assistant' 로고가 새겨져있다. 구글은 내부 전시장에서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파트너사 제품 연동을 통해 영향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