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의 인기가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펭수가 활동하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펭TV'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200만명을 돌파했고 누적 조회수는 2억 건을 넘어섰다. 펭수는 오프라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기업들과 콜라보도 진행해왔기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없지 않았으나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펭수가 오프라인 활동도 하지만 주로 '손안의 TV'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가 유통되고 각종 기업들도 펭수의 여전한 영향력에 꾸준히 주목하면서다.
◇ 치솟는 펭수 인기
13일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 수는 212만명, 누적 조회수는 2억2432만건에 달한다.
지난해 4월 초등학생을 위한 캐릭터로 등장한 펭수는 작년 말 유튜브 구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올해 1월1일 열린 보신각 타종행사에 시민대표 11인으로 선정돼 참가하는 등 인기 스타로 거듭났다.
기업과 협력한 동영상들도 인기를 거듭하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동원F&B가 최근 펭수와 손나은을 모델로 선보인 35초짜리 광고 '캔을따! 캔을 따면, 바로 맛의 대참치~'는 유튜브 조회수가 1300만건을 넘었다. 펭수가 즐긴다는 참치와 실제 관련 브랜드의 협업이 폭발적 성과를 보인 것이다. 광고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1월 100만개 한정판으로 출시한 남극펭귄참치는 완판됐다고 한다.
KB국민카드가 지난 2월 선보인 'KB국민 펭수 노리체크카드'는 코로나19가 한창인 기간이었음에도 한달만에 20만장 발급을 돌파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상품성뿐만 아니라 신뢰성 높은 모델로도 활용된다.
펭수는 지난 2월 코로나19 감염자 및 관련 가족, 의료진을 위한 32초짜리 정부 유튜브 영상에도 참여했는데, 조회수가 200만건에 달했다. 자이언트 펭TV에 직접 올린 손씻기 캠페인 영상 조회수도 100만건을 넘었는데, 보건복지부가 직접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
펭수는 작년 4월 뽀로로나 방탄소년단을 뛰어넘는 스타가 되기 위해 남극에서 헤엄쳐 한국으로 온 10살짜리 '자이언트펭귄'으로 등장했다.
당초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등장한 펭수는 엉뚱하게도 20~40대 직장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꾸준히 내놨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힘들 때 힘내라는 말보다 '사랑해'라고 해주고 싶다"고 말하는 펭수는 EBS 사장 이름을 자유롭게 언급하고 '방귀대장 뿡뿡이', '도티' 등 선배 캐릭터나 크리에이터에게 할 말은 하는 태도로 팬들에게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끼게 했다.
이같은 정체성이 등장 이후 단 한번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컨대, EBS는 첫 방송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2미터가 넘는 거대한 펭귄 탈인형 펭수"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탈 속 인물의 정체에 대한 방어가 대표적이다. 4·15 총선을 앞두고 펭수의 인기에 무단으로 편승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과도 선을 긋고 있다.
특히 EBS뿐만 아니라 팬들도 펭수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알려고 하지 말고, 자신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준 세계관을 지켜달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팬덤이 형성되면서 단단한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는 셈이다.
◇ 펭수의 인기는 언제까지
등장한지 1년 남짓한 펭수의 미래를 현재 시점에서 예단하긴 어렵다. 카카오톡과 이모티콘들은 등장한지 10년이 넘어가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펭수라는 사례만 집중하기보다는 캐릭터 산업으로 시야를 넓혀 어떤 사람들이 왜 펭수를 소비하는지 파악하는 게 더욱 생산적이란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캐릭터에 지갑을 여는 키덜트(키즈·kids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주된 축으로 성장한 사실이 주목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키덜트 캐릭터 산업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1조6435억원으로 추정되며, 1인 가구 증가와 소비자 범위 증가에 따라 11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주목해야 할 대목은 펭수와 같은 캐릭터에서 지갑이 열리는 이유다. 한콘진이 조사한 소비자들이 모바일 캐릭터 상품을 이용하는 이유 중 1~4위는 '귀엽고 예뻐서', '재밌어서', '친근해서', '나의 상황을 반영해서'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여기에서 '셀링 포인트'가 발견된다. 펭수는 생긴 모습이 귀엽고 재밌으며 친근한데 나의 상황도 반영하고 있다. 상품 본연의 가치가 물론 중요하지만, 감성을 움직인다면 지갑도 열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