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정책을 14일 공개한 가운데 인터넷 대표 기업 네이버가 디지털 뉴딜 정책의 성공을 위해 보유 데이터를 공유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의 뉴딜 구상 핵심 가운데 하나인 '데이터 댐' 사업에 부응해 네이버가 20년간 쌓은 막대한 데이터를 국민에게 제공, 디지털 경제 강국 건설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민 보고대회에서 디지털 뉴딜 대표 기업으로 참여해 이 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행사장에 참석하는 대신 강원도 춘천에 있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에서 화상 연결로 발표했다.
한 대표는 "데이터의 가능성과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네이버이기에 데이터를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라며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 가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데이터가 AI 연구와 여러 산업에 자유롭게 활용돼 우리나라 4차 산업 혁명의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소상공인과 창작자를 위해 쉽고 편리한 플랫폼을 만들고 스타트업 투자와 온라인 창업, AI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지원에도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과 사회 초년생을 위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도 잘 만들어 나가겠다"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주리라 기대한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가 한국판 뉴딜 정책의 대표사업 가운데 하나인 '데이터 댐'과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데이터센터 각은 수백 년 동안 팔만대장경을 보존하고 후대에 지식을 전달한 ‘장경각’에서 '각' 이라는 이름을 따왔다"고 소개하면서 "이 곳은 지난 20년 간의 네이버 이용자들의 일상의 기록과 다양한 정보가 모여있는 커다란 데이터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데이터 양이 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네이버는 원래 계획보다 몇 년을 앞당겨 세종시에 제 2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가 모여진 데이터를 잘 활용해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데이터 댐의 가치가 빛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이버가 확보한 데이터는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내세우기도 했다.
한 대표는 "40여만 명의 소상공인들이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서비스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에서 시간과 공간의 구애 없이 손쉽게 창업하게 되었다"라며 "이제 인터넷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상권은 전국으로 확장 되었고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미래의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기록과 저장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표는 "미래의 데이터 센터는 똑똑한 데이터센터, 즉 ‘브레인 센터’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의 로봇은, 복잡한 뇌가 로봇의 몸체 안에 있었지만 어라운드는 빠른 네트웍으로 연결되어 명령을 하는 브레인 역할을 서버가 대신한다"라며 "이 기술은 수십 대의 로봇을 동시에 정밀하게 제어 하면서도 로봇을 더 작고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일상에서 로봇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데이터 댐'과 '그린 리모델링' 등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 사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이라며 "2025년까지 국고 114조 원을 직접 투자하고, 민간과 지자체까지 포함해 약 160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분야에서 한국판 뉴딜의 간판사업이 될 10대 대표사업을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댐을 비롯해 인공지능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그린 스마트 스쿨, 디지털 트윈, SOC 디지털화, 스마트 그린산단 등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안전망 확충과 사람 투자에 특별히 역점을 뒀다"며 모든 국민 대상 고용안전망 단계적 확대와 2022년까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 시범 도입 추진 계획도 소개했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그린 뉴딜'을 이끌 대표 기업으로 선정돼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원격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