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데이터 댐' 사업을 실제 추진할 기업을 선정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디지털 산업에 대한 집중 지원으로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디지털 뉴딜'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발표된 디지털 뉴딜 정책의 대표적 과제인 데이터 댐 프로젝트의 7대 핵심사업을 수행할 주요기업을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디지털경제 현장방문차 더존비즈온 본사를 찾은 자리에서 "데이터 댐 사업은 공공과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를 모아 표준화하고 가공·활용, 더 똑똑한 인공지능을 만들어 기존 산업의 혁신과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에 추진되는 데이터 댐 7대 핵심사업은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AI 바우처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AI 융합 ▲클라우드 플래그십 ▲클라우드 이용 바우처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 등이다.
정부는 관련 사업 공고와 접수, 평가 과정을 거쳐 2103개 수행기관(주관: 1335개, 참여: 768개)을 데이터 댐 사업의 첫 해 지원 대상으로 확정했다.
각 사업을 살펴보면, 데이터 댐의 기초이자 핵심으로 꼽히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에 가장 많은 2925억원을 투입한다. 이 사업을 통해 AI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AI 학습용 데이터를 대규모로 구축·개방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에는 1920개 기업과 기관이 신청해 평균 4.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총 584개 기업과 기관이 최종 선정됐다.
주요 AI 개발 전문기업과 크라우드소싱 기업 등은 물론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등 37개 대학산학협력단과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등 21개 주요병원 등 분야별 전문기업·기관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어 말뭉치, 농작물 병해충 이미지, 암질환 영상 등 텍스트 7억건, 음성 6만시간, 이미지 6000만건, 영상 1만5000시간 등 대규모 데이터를 구축해 국내 AI 산업 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총 560억원이 투입되는 AI 바우처 사업은 다양한 분야 중소·벤처기업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AI를 도입해 생산성 향상과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쓸 수 있도록 최대 3억원의 'AI 바우처'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 사업에는 반도체 개발, 창업, 치매예측, 투자분석, 수어번역, 법률, 대기오염 측정 등 17개 분야에서 최종 209개 과제(209개 수요기업, 155개 공급기업)가 선정됐다.
AI 데이터 가공바우처 지원사업에는 489억원이 투입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이 보유한 데이터를 AI 학습용 데이터로 전환시켜 AI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추경사업에 신청된 1152개 과제 중 최종 620개가 지원 적격 수요기업으로 선정됐다. 코로나19 등 긴급한 사회현안 대응과제(33건)에 대해서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병원, 대학, 연구소 등에도 지원한다.
특히 올해 선정된 기업에는 예비창업자와 1인 창조기업, 소상공인의 비중이 전년 45%에서 52%로 늘어났다. 데이터 활용이 소규모 사업체까지 확산되고, 데이터 기반의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AI 융합 프로젝트는 282억원의 예산이다. 이는 각 분야에서 수집·축적된 데이터의 안전한 학습과 AI 개발·활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의료와 국방·에너지·시설물 관리 등 경제적 파급효과와 국민 체감도가 큰 8개 분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에 경쟁형 방식을 도입해 총 16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양질의 데이터와 각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국내 기관과 지자체가 함께 참여해 사업성과를 크게 제고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예산 250억원이 지원된다. 이는 올 6월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내놓은 '클라우드 산업 발전전략'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클라우드 서비스 통합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다.
올해는 제조, 물류, 헬스케어, 교육, 비대면 복지 등 5개 산업 분야를 지원하고, 오는 2024년까지 매년 새로운 산업분야 5개를 지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에 4개의 플랫폼 개발 과제와 63개 서비스 개발 과제를 선정했다. 플랫폼 개발에는 KT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NHN 등의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참여했다.
클라우드 이용 바우처 사업(80억원)에선 337개 기업을 1차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고, 이달중 추가 선정을 통해 600개 이상 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 사업은 405억원을 투입해 핵심분야의 데이터를 수집·분석·유통하는 5개 플랫폼과 50개 센터를 추가 구축하는 것인데 현재 기업 평가와 적정성 검토 작업이 진행중이다.
정부는 이번 데이터 댐 사업이 당초 일자리 창출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발표한 일자리 기대효과는 약 2만4000명이었으나,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의 참여기업들이 직접고용과 크라우드소싱 등으로 약 2만8000명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추경사업에 국내의 대표적인 크라우드소싱 기업과 클라우드 기업, 분야별 AI·데이터 솔루션 특화기업 및 SW기업 등 대부분이 참여해 선정됐기에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 정부는 데이터 표준화와 품질관리 강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관련 기준과 자율주행차 등의 표준화 작업은 굉장히 복잡하다"며 "관련 작업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통합 빅데이터 거래소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데이터 가격산정, 품질평가 방법 등을 담은 데이터 거래 원칙과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개발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우리나라의 AI 윤리 기준도 정립할 예정이다.
강도현 정책관은 데이터 댐 사업과 관련해 창출되는 일자리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직까지는 학습용 데이터 사업이 완벽하게 자동화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언젠가는 그런 것도 인공지능이 할지도 모르므로 어찌 보면 여기서 나오는 일자리가 현재 시점에서는 중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