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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M&A 자금 1조원의 행방을 찾아서

  • 2020.11.24(화) 15:45

[테크&머니]M&A 목적자금 1조원
2년여 만에 대부분 소진
콘텐츠 부문 자회사 지원 사격에 '올인'

2018년 초 대규모 인수·합병(M&A) 목적으로 1조원 규모의 해외 투자금을 유치한 카카오가 콘텐츠 부문 자회사 사업을 밀어주고 해당 자회사들이 M&A에 나서는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는 작년 초 매물로 나와 매각 희망가가 10조원이 넘는 NXC(넥슨 지주사)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카카오가 초대형 M&A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으나,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한 끝에 내실 다지기를 선택·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 1조원…'M&A 목적에서 자회사 지원으로 전환'

24일 2018년 1분기~2020년 3분기까지 카카오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공시를 확인한 결과 이 회사는 2018년 1월 약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Global Depositary Receipts)를 발행해 유치한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금 가운데 8100억원가량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1조712억원 가운데 76%에 달하는 약 8178억원을 지난 3분기까지 썼다. 이로써 2534억원 정도 남은 상황이다.

카카오가 1조원으로 투자한 분야는 기존 목적과는 달랐다. 카카오가 당초 밝힌 투자금 사용 목적은 ▲모바일 중심 글로벌 콘텐츠·플랫폼 회사 인수·합병 및 투자에 90%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관련 국내외 기업 및 기술 투자에 10% 등 크게 두가지 분야였다.

실제로는 '모바일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플랫폼 회사 인수합병 및 투자' 목적이라고 계획했던 자금 9641억원 가운데 6220억원 정도를 '계열사 출자'에 썼다.

쉽게 말해 계열사에 사업 자금을 쥐어준 셈이다. 카카오는 "일본에서 웹툰 사업을 하는 카카오재팬, 카카오페이지에 출자했다"며 "카카오커머스와 카카오엠 분할에 따른 투자 자금 이관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해당 설명을 토대로 보면, 카카오는 일단 웹툰 플랫폼 '픽코마'로 일본 시장을 공략중인 '카카오재팬'과 유료 콘텐츠 서비스 앱의 글로벌 출시에 나선 '카카오페이지'를 지원하는데 상당한 금액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는 구체적 사용처와 항목별 금액을 전혀 밝히지 않았으나 그동안 관련 계열사에 대해 공시한 내용을 보면 윤곽 정도는 파악이 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7월 카카오페이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637억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한 바 있다. 또 2018년 9월 계열사 포도트리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 카카오페이지 사업부문을 포도트리에 현물출자한 대가이고, 포도트리는 이 시점에 카카오페이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카카오재팬에는 2018년 5월에 799억원을 출자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카카오가 지난해 3분기까지는 투자 계획 가운데 실행된 자금 내역이 없다고 했다는 점이다.

그러던 카카오는 올해 3월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사업 보고서부터 해당 투자금을 이같이 쓰기 시작한 사실을 밝혔다.

카카오가 금감원에 보고한 내용의 시점만 보면, 2018~2019년에 이뤄진 계열사에 대한 투자금의 출처를 해당 시점에는 공식적으로 전혀 밝히지 않다가 올해 3월부터 설명하기 시작한 꼴이다. 카카오는 투자 목적에 차이가 발생한 사유에 대해 "다양한 영역의 투자 대상에 대한 검토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 "돈 받은 계열사들이 투자에 나선다"

카카오는 자사의 돈을 받은 계열사들이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간접적인 방식으로 M&A가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카카오는 "각사에서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투자와 글로벌 K콘텐츠의 투자 및 유통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그런 사례로 카카오페이지가 2018년 말 인도네시아 웹툰 기업 '네오바자르' 지분 68% 인수에 나서 최대주주가 된 사실도 제시했다. 당시 투자금액이 138억원 수준이었다. 현재는 카카오페이지가 네오바자르 지분 75%, 카카오게임즈가 15% 정도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콘텐츠 기업 '카도카와'에 412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숫자만 보면 이를 모두 더해도 대형 M&A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카카오는 계획상 비중이 10%에 불과했던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관련 국내외 기업 및 기술 투자' 항목에 계획을 훌쩍 넘어서는 투자를 한 것이 눈에 띈다.

카카오는 1071억원 투자할 계획이었던 이 분야에 9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해 1957억원을 투자했다.

이 자금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자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카카오는 자사 AI랩인 '카엔'의 626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것만으로는 남은 투자금 1000억원 이상의 행방이 묘연하다. 카카오는 GDR 발행이 성공한 이후인 2018년 1월23일 카카오브레인에 200억원을 출자했고, 같은해 4월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700억원을 출자했다.

이제 2500억원 정도만 남았다. 카카오는 남은 투자금을 어디에 쓸까.

기존 계획과는 다르긴 하지만, 카카오커머스와 카카오엠의 사업에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각각 전자상거래(e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커머스와 카카오엠이 향후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글로벌 K콘텐츠의 투자와 유통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M&A에 쓸 계획도 여전히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에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교환사채를 발행하고 상장했다"며 "이는 카카오의 플랫폼과 콘텐츠 강화를 위한 M&A 재원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카카오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3억달러(약 3396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이다. 이것이 카카오의 현금으로 인식될 때를 가정하고, 남아있는 M&A 목적 자금 2500억원과 합하면 6000억원에 달하는 M&A 자금이 존재하게 되는 셈이다.

GDR 발행 당시 카카오가 꼽은 'M&A 경쟁사'는 네이버, 넷마블, 넥슨, 페이스북, 트위터, 텐센트, 라인 등 7개사다. 주로 게임과 모바일 플랫폼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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