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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업권법]④새 법안, 투자자에 호재될까

  • 2022.08.30(화) 15:16

규제보다 진흥에 초점 맞출까 관심
증권업계서 증권형 코인 맡을 경우
"유동성·전문성 낮아진다" 우려도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업법 제정 계획을 밝히면서 규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가상자산(코인)을 규제하는 법은 코인으로 자금세탁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의 업권법 제정으로 가상자산업계를 규정하는 법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가상자산 산업이 완전히 제도권 안에 들어오면서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업권법이 산업의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계 성장과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완성되는 '제도권 진입'

투자자 입장에서 금융위의 이번 디지털자산업법 제정이 지니는 가장 큰 의미론 '가상자산 업계의 완전한 제도권 편입'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상자산을 다루는 법은 2020년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금법 개정안이 유일하다.

그마저도 산업의 진흥이나 규제보다는 자금세탁방지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금법은 금융범죄나 테러 자금 조달 등을 막기 위해 이상거래가 발생했을 때 은행 등이 신고하도록 정한 법이다. 코인으로 자금세탁을 하려는 이들이 늘자 은행뿐만 아니라 코인 거래소에도 이 의무를 지게 하면서 가상자산의 정의 등을 규정한 국내 최초의 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 가상자산 업계에선 특금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드디어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됐다'는 긍정적인 평이 나왔다. 그동안 가상자산을 자산으로도 인정하지 않는 국내 정책 기조에 정상적인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투자자들 역시 규제 안에서 가상자산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가상자산을 공식적인 자산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실제로 특금법이 통과되면서 거래소들은 은행과 '실명인증계좌'를 발급받는 계약을 맺고, 이용자들에게 해당 은행의 계좌만 거래소에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실명인증계좌란 쉽게 말해 누가 코인을 사고팔기 위해 거래소에 현금을 넣고 뺐는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계좌다.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가상자산이 어디로 유입되는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계좌다.

이처럼 특금법과 함께 가상자산 업계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체계를 갖춰갔다. 하지만 일각에선 특금법만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순히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특금법의 부수 조항에 명시된 것 만으론 제도권에 온전히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 보니 더 많은 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최근 금융위가 제정에 나선 디지털자산업법으로 이 같은 갈증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규제에만 초점 맞출까 우려도

금융위의 디지털자산업법은 가상자산을 크게 증권형 코인과 비증권형 코인으로 나누고, 각각 다른 법을 적용한다. 구체적으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실물자산과 연동해 사실상 증권상품처럼 취급되는 증권형 코인엔 자본시장법을 적용하고, 추후 증권사 등에서 사고팔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비증권형 코인은 비트코인 등 결제수단처럼 사용되는 코인으로 새로운 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유럽연합의 가상자산 기본법인 미카(MiCA)와 일본, 미국 등의 관련 법을 참고해 마련할 계획이다. 비증권형 코인은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취급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자산업법은 추후 세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더해가면서 코인 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법적 기반을 만들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증권형 코인과 비증권형 코인의 분류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더해, 이번 법안이 산업 진흥보다는 규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규제에 중점을 두는 법이 나오면 산업계 성장 속도가 비교적 더뎌지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된다.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낮아질 수도 있다. 올해 가상자산 가격이 연달아 폭락한 '루나 사태' 이후에 금융위가 업법 제정에 나선 만큼 규제 기조가 강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루나 사태 이후 국내 5대 거래소가 모여 투자자보호를 위한 협의체 '닥사(DAXA)'를 만드는 등 업계에선 이미 규제를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규제가 계속될 경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아지면서 실질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거래 서비스 가능할까

증권형 코인을 증권사에서 다루게 되는 것도 투자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서비스 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 증권사에서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거의 없다보니 서비스가 미숙하거나, 충분한 블록체인 개발인력을 갖추지 못해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치기 전까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유동성이 낮아질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시장 유동성이란 말 그대로 한 거래소에서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매도와 매수 주문이 얼마나 활발하게 올라오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쉽게 말해 얼마나 빨리 원하는 코인을 사고팔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보니 거래량과 직결되기도 한다. 유동성 하락이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상자산 매도와 매수가 잘 이뤄지려면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용자가 많아져서 유동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증권형 코인을 증권사에서 다루게 되면 증권형 코인을 주로 투자하는 이용자들이 증권사로 넘어가면서 시장이 양분화되고 두 코인의 유동성이 모두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디지털자산업법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규제에만 집중하느라 업계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업계 침체와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시장과 투자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신중한 법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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