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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두나무가 명품시계 판매 나선 이유

  • 2022.11.18(금) 09:30

사업영역 확장 '코인거래 이어 실물자산거래'
자회사 바이버 최형진 프로덕트오너 인터뷰

최형진 바이버 프로덕트 오너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난 8월말 두나무의 자회사 바이버(VIVER)가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을 오픈했다. '가상자산(코인) 거래사업으로 유명한 두나무가 명품시계를 왜…'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던 차 지난 9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에서 만난 이석우 두나무 대표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이 대표는 "바이버의 시계 거래 플랫폼은 단순히 명품시계를 사고파는 개념이 아니다"면서 "실물 자산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두나무의 새로운 실험이다"고 답했다. 코인과 주식거래로 이미지가 강한 두나무의 사업영역을 실물자산거래로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첫번째로 거래되는 실물자산 역시 '코인처럼 투자개념이 강한 명품시계'를 선택했다. 명품시계는 지난 몇년간 새로운 투자 영역으로 떠올랐다. 한정판 스니커즈처럼 명품시계도 중고시장에선 출시 가격보다 높게 사고팔린다.

그래서 두나무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바이버가 시작한 플랫폼 사업에 대해 묻기 위해서다. 

'믿고 거래할 플랫폼' 이미지 만들터

최근 바이버 서비스를 총괄하는 최형진 프로덕트오너(PO)를 만났다.

그에 따르면 명품시계 역시 그림과 같은 새로운 실물자산 영역에 들어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가상자산 업계에선 이런 흐름에 주목해 명품시계, 와인, 부동산 등을 연계한 상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아직까진 이렇다할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았다. 게다가 명품시계를 NFT(대체불가능토큰)로 만드는 연계 상품이 아닌 시계 자체를 사고파는 플랫폼을 만든 것은 두나무가 처음이다.

바이버 이용자는 앱(어플리케이션)으로 자신의 시계를 팔거나, 반대로 다른 이가 올린 시계를 구매할 수 있다. 앱에 올라온 시계는 모두 바이버의 시계 전문 기술자들이 정품 여부를 감정하고, 수리와 폴리싱(흠집을 없애고 광을 내는 작업)한다. 구매한 시계가 정품이 아닐 경우 3배로 보상한다.

최 PO는 이런 서비스를 만든 이유에 대해 "중고 명품시계에 관심있는 사람은 많지만, 믿고 거래할 플랫폼은 별로 없다"면서 "시계를 사거나 팔 때 어느수준의 가격이 적당한지, 어디에 팔아야 할지 등을 고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고 명품시계 거래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서랍 속에 잠든 시계들이 세상 밖에서 거래되도록 도와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바이버는 우리가 잘 몰랐지만 실제 가치가 있는 것들이 세상 밖에서 새 가치를 만들고 빛나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물자산 거래소' 자리매김 목표

그동안 가상자산 업계와 시계 업계에선 바이버가 블록체인과 명품시계를 연계한 서비스를 낼 수도 있다는 추측이 있었다.

최 PO는 이와관련 "바이버는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블록체인 연계는 계획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업비트와 연계해 가상자산으로 시계를 거래하는 서비스를 낼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도 그는 "지금으로선 신뢰도를 얻고 인지도를 쌓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업비트는 가상자산 거래소로서, 바이버는 실물자산 거래소로서 각 이용자에게 잘 다가가는 게 현재의 방향성이다"고 설명했다.

많은 명품 중에서 감정과 중개가 까다로운 시계를 택한 이유도 물었다. 시계는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가 직접 시계를 열어 감정해야 하는데다, 오래된 모델로 올라갈수록 대체 부품을 구하기 어렵다. 본사에서 만든 오리지널 파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어 명품 중에서도 취급이 까다로운 영역으로 꼽힌다.

최 PO는 "중고 명품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카테고리가 명품시계다"며 "제대로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해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정과 중개 등 핵심 서비스에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려고 조직을 세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바이버는 세 조직으로 구성됐다. 온라인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 조직과 시계 엔지니어들로 구성한 검수·수리 조직 랩스, 이용자들이 시계를 차볼 수 있는 쇼룸이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쇼룸엔 이용자들이 올린 상품이 아닌 바이버가 매입한 시계들이 전시돼 있다.

최 PO는 "고객들이 직접 시계를 차볼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직접 와서 경험해보실 수 있도록 쇼룸에 시계들을 비치해놓고 있다"며 "쇼룸에 있는 시계는 구매할 수 없고, 같은 모델이 플랫폼에 올라와 있으면 구매할 수 있다. 이용자들의 시계는 모두 금고에 보관된다"고 말했다.

바이버 쇼룸에서 작업 중인 엔지니어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차별점 '기술력 갖춘 전문인력'

현재 중고 명품시계 시장엔 네이버와 번개장터 등 여러 기업이 발을 들인 상태다. 바이버만의 차별점을 묻자 최 PO는 "바이버는 기술력을 핵심역량으로 삼는다"면서 "세 조직의 직원을 모두 직고용하고, 최상급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쇼룸과 랩스 직원들은 명품시계 브랜드에서 오래 근무하고, 한국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인재들"이라며 "외부 협력사에 폴리싱과 오버홀(시계 무브먼트 분해·세척), 세척을 맡기는 일부 경쟁사와 달리 바이버는 전문 인력의 고유 역량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시계를 '검수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고 '진단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며 "정가품 검수를 넘어 시계의 퀄리티를 판단하고 필요에 따라 수리까지 하는 모든 과정이 '왜 바이버에서 중고 명품시계를 사고팔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버가 현재 일부 브랜드의 시계만 취급하는 것도 이용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현재 바이버는 롤렉스 시계만 취급한다. 앞으로 오데마피게 등으로 취급 브랜드를 넓혀갈 계획이다.

최 PO는 "바이버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명품시계에 대한 매뉴얼을 모두 갖고 있고, 엔지니어들 역시 모든 브랜드에 대한 역량을 갖고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기술력과 인지도를 인정받은 뒤, 원하는 브랜드가 뭔지 알면서 서비스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단이라는 핵심 가치를 내부 고유 역량으로 삼고있기 때문에 브랜드를 확장하면서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같이 충원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역량을 내부적으로 확보하면서 브랜드도 함께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빠른 오버홀, 합리적인 수수료"

바이버의 시계는 어떻게 사고 팔릴까 궁금했다.

최 PO는 "시계를 판매하려는 이용자들은 직접 쇼룸을 방문하지 않고, 앱에 시계를 등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다음엔 바이버가 시계를 직접 수거해  랩스에서 진단한 뒤 구매자에게 보내는 식이다.

배송은 물류 기업 '발렉스'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발렉스는 배송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100% 보상해주는 보험에 가입된 명품 배송 전문 기업이다. 배송비 부담이 높아지지 않냐는 질문에 최 PO는 "배송비는 모두 바이버에서 부담해 판매자와 구매자는 각각 3.9% 수수료만 낸다"고 설명했다.

수수료가 경쟁사 대비 어느 정도인지 물었더니, 그는 "가격만으로 보면 딱 중간 수준이지만 거래 수수료 안에 시계 진단과 배송, 보관, 거래 과정에 발생하는 비용 등이 포함된다"며 "지금은 서비스 초기 단계여서 그마저도 무료로 제공 중"이라고 답했다. 구매한 시계는 1년 동안 무상 보증을 해준다.

고객 풀 보유 차원에서 시계 매매 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은 없냐고도 물었다. 최 PO는 "바이버의 강점 중 하나는 오버홀과 폴리싱"이라며 "압구정 바이버 쇼룸에선 간단한 폴리싱이나 세척도 가능해 저희 기술력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브랜드에선 오버홀을 맡기면 스위스 본사로 보내야 하다 보니 몇 달이 걸리는데, 우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해주기 때문에 2주 안에 끝낸다"며 "미착용 새제품이나 중고 상품을 다루는 곳이다 보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아주 작은 흠집과 마모도까지 잡아내는 기기를 보유한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최형진 바이버 프로덕트 오너.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명품시계는 바이버" 이미지 각인시킬 것

끝으로 명품시계 가격 하락세로 타격을 입지 않냐고 묻자 최 PO는 "시계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지 않고, 고객 간 거래를 돕는 곳이라 가격 변동으로 바이버의 전략이 달라지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시계 가격이 낮아지든 높아지든 상관없이, 언제나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려고 한다"며 "특히 2년 안에 사람들에게 '명품시계'하면 '바이버'라고 떠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계를 넘어 중고 명품 거래 업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최 PO는 "신뢰를 얻어 앞으로 시계 외 카테고리까지 확장하는 걸 꿈꾸고 있다"며 "계속 발전할 것을 약속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기대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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