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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지각변동]②'짠물 수비' 돌입한 넷플릭스

  • 2022.12.15(목) 07:30

광고형 요금제·계정 공유 제한
다른 OTT 변화 가능성도 '주목'

국내 1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는 '짠물 수비'에 돌입했다. 광고형 요금제와 계정 공유를 방지하는 조치를 내놓는 등 기존의 정체성까지 버리면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크게 성장한 OTT 시장이 이제 포화 상태에 직면했고, 넷플릭스도 유료 가입자 감소를 겪으면서 아성을 지키는 동시에 외연을 확장하는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그래픽=김용민 kym5380@

양질 가입자 확보로 수익성 제고 나선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지난달 4일 새로운 최저가 요금제 '광고형 베이식'을 국내를 포함한 미국, 영국 등 9개국에 출시했다. 이는 광고를 보면 기존 최저가 '베이식'(월 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하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요금제다.

최고 720p(HD급) 화질의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나, 다운로드할 수 없고 빨리감기 기능도 제한된다. 광고를 넣을 수 없는 일부 드라마나 영화는 시청이 불가능하다.

그동안 넷플릭스가 '시청 경험'을 강조하며 광고 없는 서비스를 지향한 점을 보면, 서비스 정체성을 완전히 허무는 조치라는 평가다. 포화 상태에 이른 OTT 가입자 저변 확대에 그만큼 사활을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유료 가입자가 2억2164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작년 1분기 대비 20만명 줄어든 수치다.

가입자가 줄어든 건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2분기까지 이어진 가입자 감소세는 3분기에 2억2309만명까지 반등하며 우려를 잠재우고 있으나,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세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문행 수원대 교수는 "지금의 넷플릭스 상황은 과거 지상파 방송의 사례와 비슷하다"며 "지상파 방송사가 종합편성채널 등의 출현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상 광고와 중간 광고를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계정을 공유하는 사용자에 대한 제한조치로 가입자의 질적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계정을 공유하는 제2, 제3의 이용자를 차단하겠다는 얘기다.

이미 넷플릭스는 올해 3월부터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시장에서 계정 공유 이용자에게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주주 서한을 통해 "가입자 성장기에는 계정 공유를 묵인했지만, 계정 공유 사용자에게 과금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도 이와 관련한 언급을 또 내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수익성 확보 정책, 대세 될까

넷플릭스의 이같은 정책 변화가 다른 OTT 플랫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1위 사업자의 변화가 성공적이라면, 후위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빼앗기거나 광고 수익 측면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다. 더 나아가 다른 OTT가 넷플릭스와 유사한 정책, 혹은 맞서는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이문행 교수는 "넷플릭스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이용자가 느끼는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이라며 "'OTT 대장주'의 광고형 요금제 도입에 따른 결과에 따라 국내 OTT 기업의 행보도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의 행보가 보편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 OTT 사업자인 파라마운트플러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HBO 맥스, NBC 유니버설의 피콕 등도 광고형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어서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넷플릭스의 방침은 광고형 요금제 도입 분위기에 방아쇠를 당기는 격"이라며 "무료 요금제 성격인 광고 시청과 화질 제한이 저렴한 요금제와 섞인 '하이브리드형' 요금제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0월 기준 국내 OTT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1136만명)를 기록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티빙(431만명)과 웨이브(416만명)가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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