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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인도 안녕? 코인결제 물 건너가나

  • 2023.01.11(수) 11:01

실명계좌 없어 페이코인 서비스 종료위기
가상자산 침체 속 결제서비스 포기·지연

이용자 300만명에 달하는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인 '페이코인'이 서비스 종료 위기를 맞았다.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여파로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결제 서비스에 도전했던 다른 기업도 발을 빼거나 출시를 미루고 있다.

페이코인, 서비스 종료 이어 상장폐지 위기

10일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 다날에 따르면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은 다음 달5일 전까지 실명확인계좌를 발급받아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서를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6일 페이프로토콜의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신고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이프로토콜은 지난해 4월 가상자산 지갑사업자로 FIU에 신고수리증을 받았다. 당시 금융당국은 페이코인 결제 관계사인 다날과 다날핀테크를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하고, 가상자산 매매업자로 변경 신고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기존 사업구조는 페이코인으로 이용자가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다날이 국내 가맹점에 원화로 정산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다날핀테크는 페이코인의 발행 및 유통을 지원하고, 페이코인 앱을 통해 코인 거래를 서비스한다.

FIU의 요구에 두 회사는 지난해 5월 페이코인 취급을 중단했다. 페이코인 발행뿐만 아니라 유통, 매매까지 페이프로토콜이 맡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변경하고 가상자산 매매업자로 변경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실명 확인계좌를 최종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 매매업자는 시중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받아야 한다. 페이프로토콜은 FTX를 비롯한 가상자산 악재로 은행의 리스크 검토를 신중하게 하면서 발급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페이코인은 위믹스와 함께 주요 '김치코인(국내 기업 발행 코인)'으로 꼽혔다. 특히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급결제 코인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편의점, 커피전문점, 음식점 등 약 15만개 가맹점을 확보한 데다, 페이코인을 활용해 결제하면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프로토콜이 서비스 종료 전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페이코인이 상장폐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뤄진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는 지난 6일 페이코인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국내 가상자산 결제시장 좌초되나

페이프로토콜을 제외하면 지급결제 서비스를 진행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없다.

지난해 초 PG사 KG이니시스가 연내 자회사를 설립해 가상자산사업자 인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감감무소식이다. 당시 KG이니시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코인을 발행하고 결제 수단의 일종으로 가상자산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접수해 인가까지 받은 기업은 베이직리서치와 코인빗 2곳뿐이다. 
 
핀테크기업 두빛나래소프트의 경우 아예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사업에서 철수했다. 앞서 QR코드 결제 플랫폼 기업인 두빛나래소프트는 가상자산을 결제수단으로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빛나래소프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가상자산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현재는 그쪽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코인이 실명확인계좌 발급을 위해 필요한 제휴 은행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페이코인)결정은 은행에게 실명계좌를 주지 말라는 일종의 신호가 아니겠느냐"면서 "페이코인이 기한 내에 실명계좌를 발급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결제 사업에 도전하는 기업들은 페이코인 사태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는 지난해 시장 침체와 관련 규제 강화로 서비스 출시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 선두 주자인 페이코인의 서비스가 종료되면 앞으로 아예 진입을 포기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핀테크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은행 실명확인계좌가 꼭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앞서 '뮤직카우'의 의 증권성을 인정한 후 조각투자 시장이 열렸던 것처럼, 페이코인이 실명확인계좌를 받아 서비스를 유지하면 다른 사업자들도 뛰어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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