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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5G'...통신사들, B2B 더 중요해진 까닭

  • 2023.09.15(금) 13:00

5G 순증 30만건대로 뚝…높은가격·차별화 실패
비통신사업 책임 '막중'...최근 실적서도 B2B 매출↑

5세대(5G) 이동통신의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5G가입자가 3100만명을 넘었지만 여전히 상당수는 비싼 요금제와 만족스럽지 않은 통화품질 등으로 5G로 갈아타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나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비통신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공략해야 할 유인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최근 실적에서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각종 신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70만건대 찍던 5G 순증…두달째 '30만건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5G 순증 가입자 수는 전달 대비 33만9614건에 그쳤다. 이는 최근 두달 연속 30만건대 순증으로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유례가 없다. 

월별 5G 순증 가입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최소 50만건대에서 많게는 70만건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시리즈를 출시한 2월(58만1805건) 이후 곧바로 40만건대로 하향하다 최근 더욱 떨어졌다.

일차적으로는 5G 서비스가 2019년 상용화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다 가입시장이 차츰 포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7월 기준 3110만103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5G 요금제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보니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LTE 이용자가 알뜰폰으로 넘어간 영향도 크다. 고가의 5G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기존 LTE와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한 이용자들이 자급제 모델과 '알뜰폰-LTE 요금제' 조합으로 옮겨간 것이다. 실제 지난해 10만건대던 알뜰폰 번호이동 이용자는 올해 들어 20만건대로 껑충 뛰었다. 

더욱이 정부는 고물가 주범으로 가계통신비를 지목해 계속해서 요금 절감을 요구하고 있다. 5G 상용화는 요원해졌고 통신사들도 이런 시장에서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익성을 위해서는) 요금제 개편을 통한 업셀링 시도를 해야하는데 규제를 감안하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IDC·클라우드 두각…신사업도 출격

통신사들로서는 비통신 부문 B2B 사업의 임무가 막중해지고 있다. 앞서 보듯 5G 성장은 둔화세인데, 이에 반해 비통신 사업에서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당장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이는 부각됐다. SK텔레콤은 2분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0%, 60% 급증했고 KT는 B2B 플랫폼 사업(DIGICO B2B)에서 국방광대역 구축 등 기존 수주사업과 부동산, 인공지능콜센터(AICC) 매출을 고루 늘렸다. LG유플러스도 기업인프라 부문과 IDC 사업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이동통신 3사가 저마다 신사업을 강조하고 나서는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미래 신사업인 에이닷(AI 에이전트)과 이프랜드(메타버스) 등에 더욱 힘을 쓸 방침이다. KT는 초거대 AI인 '믿음'을 B2B 전용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연내 카카오모빌리티와 500억원 상당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3년 내 전기차 충전 시장 톱3'를 목표로 공언했다.

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수 통신사업자의 정체성이 강했던 통신사에게 전기차 충전사업은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유의미한 실적 달성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파트너사의 경쟁력이나 그룹사와의 시너지 자체만으로 중장기 성과는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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