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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동력 잃은 IPTV…매출 정체 '가시화'

  • 2023.11.23(목) 07:30

가입자·매출 모두 주춤…일부선 '역성장'까지
OTT 득세에 미디어포털 변신에도 "쉽지 않다"

한때 통신사들의 호실적을 견인한 유료방송 사업이 점점 동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순증 가입자는 이미 둔화 국면에 이르렀고 매출은 역성장세다. 넷플릭스와 같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에 밀린 영향이 컸다. 

가입자 줄고 매출도 정체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통신사 인터넷TV(IPTV) 가입자는 줄어들거나 매우 소폭 증가하며 정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KT는 943만명으로 직전 분기보다 0.4% 감소했고,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방송(CATV)을 포함해 951만5000명, LG유플러스는 543만1916명으로 같은 기간 0.5%, 0.7%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3만1000명, 2만4816명의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 기간 가입자가 26만5000명 늘었지만, 과거 통신사들이 연간 40~50만명씩 신규 가입자를 모았던 때를 고려하면 턱없이 줄어든 순증세다. 실제 KT는 2019년 한 해 동안 IPTV 가입자가 50만명 순증한 바 있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역시 이 기간 각각 4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통신사들의 실적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IPTV, CATV 등 유료방송을 포함한 통신사의 미디어 부문 매출이 정체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먼저 3분기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유료방송 매출이 전년 대비 0.4% 성장에 그치면서 전체 미디어 매출이 3902억원으로 1.4% 역성장했다. KT와 LG유플러스(IPTV 매출 기준)는 같은 기간 미디어 매출이 모두 늘었지만 성장세는 각각 3.9%, 1.2%에 그쳤다. 

이 역시 IPTV 시장 활황기던 2019~2020년 당시 통신3사의 연간 미디어 매출 증가폭이 두 자릿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후퇴한 수준이다. 

OTT 영향력 커질수록 타격

통신사들의 IPTV 사업이 이처럼 주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OTT의 약진을 들 수 있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질 좋은 콘텐츠를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IPTV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IPTV의 주 수익원인 유료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이후 그 성장세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2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IPTV VOD 매출은 2018년 6590억원에서 2021년 5299억원으로 3년 만에 20%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넷플릭스 국내 매출은 2019년 1859억원에서 2020년 4154억원, 2021년 6317억원으로 매섭게 성장했다.  

통신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꾀하고 있다. 자사 네트워크망을 통해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IPTV에 OTT 서비스를 결합해 한번에 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KT의 IPTV 서비스인 '지니 TV'나 LG유플러스의 'U+tv', SK브로드밴드의 OTT 포털 '플레이제트'(PlayZ)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역시 극적인 반전을 끌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IPTV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통신사들과 제휴를 맺지 않은 글로벌 OTT의 콘텐츠 경쟁력이 막강해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시장이 OTT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IPTV는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고 봐야 한다"며 "통신사들이 일부 OTT와 제휴하고 자체 콘텐츠를 늘리곤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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