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에 수익성이 추락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맞춤형 광고나 콘텐츠의 국내 독점 유치 등으로 활로를 찾는 데 여념이 없다.
떨어지는 가성비…VOD 매출 '뚝'
2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IPTV 3사의 지난해 유료 주문형비디오(VOD) 수신료 매출은 총 4172억원으로 전년(5216억원) 대비 20% 쪼그라들었다.
사업자별로 보면 가입자수 882만7392명으로 시장점유율(42.1%) 1위인 KT가 170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1.1% 감소한 수치다. 이어 SK브로드밴드(점유율 31.9%) 1574억원, LG유플러스(점유율 25.8%) 891억원의 매출을 냈다. 1년 새 각각 6.6%, 15.5% 줄어든 규모다.
유료 VOD는 그간 이들 IPTV 사업자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였다. IPTV를 통해 공개된 영화나 드라마 VOD에 대한 수요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거대 OTT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쏟아 내면서 기존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 커팅'이 가속화됐고 IPTV도 타격을 받게 됐다.
예를 들어 IPTV가 서비스하는 유료 VOD 가격은 최신 영화 기준 편당 1만원 내외 수준이다. 그러나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주요 OTT의 경우 사실상 월 몇천원대에 콘텐츠의 무한 시청이 가능하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계정 공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계정을 공유해 구독료를 나눠 내게 중계하는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맞춤형 광고에 쇼핑도…드라마·애니 '독점'
사정이 이렇다 보니 IPTV 사업자들도 이를 메울 새 수익원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해 UI·UX(이용자 환경·경험)를 개선하고 독점으로 VOD를 서비스하는 등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이용자의 시청 습관을 분석해 UI에 계속 변화를 주는 AI 기술력이 눈에 띈다. LG유플러스의 IPTV 서비스인 'U+tv next 2.0'이 대표적이다. 자체 AI 기술인 '익시'를 적용해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KT의 경우 AI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어드레서블 광고'에 한창이다. 시청자의 특성과 관심사에 따라 다르게 송출하는 맞춤형 광고다. SK브로드밴드의 IPTV인 'B tv'는 지난해 12월 AI 쇼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청자 프로필을 바탕으로 AI 큐레이션을 해 콘텐츠 추천은 물론 쇼핑 서비스도 제공한다.
외국 유수 콘텐츠나 애니메이션의 국내 독점 제공으로 승부를 보려는 움직임도 있다. LG유플러스는 미국 방송사 CBS의 인기 콘텐츠인 'CSI: 베가스', 'FBI: 인터내셔널', 'NCIS: 하와이' 시리즈 시즌3 등을 올해 4월 U+tv에서 국내 독점으로 공개했다.
SK브로드밴드는 한국과 프랑스, 일본 등 3개국이 합작해 만든 애니메이션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 시즌 5를 국내 유료방송 최초로 독점 VOD 서비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