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통신사들, 영업익 1조에도 CAPEX는 감소 추세

  • 2023.11.20(월) 07:00

막강한 수익원 '5G', 통화품질 논란에도 투자↓ 
"시장성숙 속 전년유지 계획"…6G 사전작업 영향도

이동통신사들이 7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고도 가입자망이나 기간망, 기업통신 등을 위한 설비투자비용(CAPEX)은 계속 줄이는 추세다. 공동망 구축 등 표면적인 이유는 있지만, 5G(5세대 이동통신) 품질 논란 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통신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는 줄이고 있어 비판이 나온다.

이용자 불만에도 기지국 투자 15%↓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의 올해 3분기 CAPEX는 1조5740억원으로 1년 새 350억원 넘게 감소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이 4480억원으로 CAPEX를 전년 동기보다 2.2% 축소한 가운데, LG유플러스는 15.4% 줄여 5241억원에 그쳤다. 유일하게 KT만 이 기간 CAPEX를 30.3% 늘려 6019억원 집행했다. 

이들 통신사는 5G 상용화 첫해이던 2019년 이후 매해 CAPEX를 축소하고 있다. 실제 3사 합산 CAPEX는 2019년 9조5950억원에서 2020년 8조2762억원, 2021년 8조2006억원, 2022년 8조1410억원까지 줄었다. 3년 만에 15% 이상 급감한 것이다. 

그러나 5G 품질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CAPEX를 오히려 줄이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 통신분쟁조정사례집'을 보면 5G 통화품질 및 속도 불량으로 인한 분쟁 사례가 다수다. 5G 모바일 네트워크의 수시 끊김이나 미접속, 신호 미약 등의 불만도 다양하다.  

5G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LTE(4세대 이동통신) 대비 평균 1.5배 높아 통신사들의 든든한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5G 순증 가입자는 하향 안정화되고 있지만, 가입자 수는 여전히 증가세다. 3분기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1510만명,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951만명, 682만명이다. 3사 모두 1년 전보다 그 규모가 20%가량 불어났다.

"농어촌 공동망 등 정부 정책 영향도"

업계에서는 서비스 상용화 이후 CAPEX가 감소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2012년 LTE 도입 이후에도 관련 CAPEX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또한 5G 공동망 구축을 추가 주파수 할당 조건으로 내세우거나, 5G 이동통신망 품질평가 대상에 농어촌 공동망을 포함하는 등의 정책 방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통신3사는 현재 정부의 농어촌 5G 공동망 상용화 방침에 따라 전국 54개 시·군 소재 411개 읍·면에 5G 공동망 2단계 상용화를 개시한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성숙할수록 투자를 줄이는 것은 정해진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올해에는 연말까지 전년 비슷한 수준의 CAPEX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농어촌 공동망은 아무래도 타사와 나눠서 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보니 관련 비용이 빠진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6G에 대한 준비 차원에서 5G 관련 CAPEX의 감소를 설명하는 목소리도 있다. 6G 이동통신 기술은 2025년경 표준화 작업을 시작해 2029년경 상용화할 예정으로, 이를 선점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사전작업도 분주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LG전자와 '6G 테크 페스타'를 진행해 개방형 무선접속망인 오픈랜을 위한 핵심 기술, 도심항공교통(UAM) 상공망 품질 측정 솔루션,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위성 네트워크 연구개발 등을 소개했다. KT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민관 합동 포럼인 '6G 포럼' 산하의 차세대 모빌리티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위성통신의 UAM 적용을 주제로 이슈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6G 개발부서를 신설한 이후 올해 8월 국내 통신사 중에선 최초로 6G 표준화의 방향성을 담은 6G 백서를 발간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