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0개월만에 전격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비트코인(BTC)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향후 추가 인하가 유력해 중장기로는 유동성 확대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화 가치 하락,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약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지난 열흘 간 꾸준히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이달 10일 7300만원대에서 현재 8300만원대로 단기간에 1000만원 가량 올랐다. 기대감에 상승폭을 키웠던 비트코인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연준이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발표한 후에는 상승폭을 줄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현재는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10월 강세장을 가르키는 '업토버(Uptober)'부터 연내 10만 달러 돌파 주장 등 상승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과거 금리 인하 직후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자금 이동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을 이유로 단기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미국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2019년 한해 금리를 여러번 인하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7월 금리 인하 때는 비트코인 가격이 영향을 덜 받았지만 9월에는 인하 후 열흘 간 1200만원에서 950만원으로 20%이상 하락했으며, 10월에도 1100만원대에서 11월까지 850만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또 금리 인하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더욱 속도가 붙어 코인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저금리 엔화 자금을 빌려 고금리 외국의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는 엔 케리 트레이드 청산은 지난 8월초 증시와 코인시장에 '블랙먼데이'를 일으킨 바 있다.
세계 5위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멕스의 아서 헤이즈 창업자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단기적으로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의 급락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일본 엔화 가치는 오를 것"이라며 "이로 인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도 시장 불안 요인이다. 경기침체를 동반하는 금리 인하의 경우 주식, 코인 등 위험자산의 경우 변동성이 커지고 가격이 하락하기도 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보통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경기 침체가 동반될 경우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위험자산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니 투자 비중을 갑자기 늘리기 보다는 지켜보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