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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비만약, 주목받는 까닭

  • 2024.12.24(화) 06:00

저분자화합물 기반…복용편의성 강점
"개발속도 앞서…라이선스 아웃 추진"

일동제약이 비만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케미컬(화학) 의약품을 개발한 경험과 연구개발(R&D) 역량을 살려 기존 비만약보다 복용방법이 편하고 생산성을 높인 약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는 현재 국내에서 당뇨 및 비만 치료후보물질인 'ID110521156'을 환자에게 반복 투여한 후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시험에 착수해 내년 4월 종료할 계획이다.

ID110521156는 우리 몸에서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억제를 유발하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위고비', '젭바운드' 등 현재 시판 중인 비만약과 다른 점은 저분자화합물 기반의 약물이라는 점이다.

흔히 케미컬 의약품으로 불리는 저분자화합물 약물은 비만약으로 개발할 경우 분자구조가 비교적 복잡한 펩타이드 약물과 비교해 여러 장점이 있다.

위산이나 소화효소에 강해 경구용 제제로 개발할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일동제약도 ID110521156를 먹는 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반면 위고비, 젭바운드와 같은 펩타이드 약물은 위산에 쉽게 분해되고 분자크기가 커 위장관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강점은 의약품 제조과정이 단순해 펩타이드 약물과 비교해 생산비용을 낮추고 공급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고비, 젭바운드의 경우 출시 이후 지속적인 공급난을 겪고 있다. 위고비는 2021년 미국에서 첫 허가를 받은 후 3년이 지난 올해 10월에야 국내에 발매됐다.

이러한 이유로 화이자, 일라이릴리 등 국내외 제약사들은 저분자화합물 기반의 비만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 외에 한미약품이 저분자화합물 기반 비만후보물질 'HM101460'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 임상 전 단계로 국내에서 임상에 들어간 곳은 일동제약이 유일하다.

하지만 개발 난이도가 높아 아직 상업화에 성공한 제약사가 없는 게 걸린다. 

화이자는 지난해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저분자화합물인 '다누글리프론'이 임상 2상에서 높은 부작용을 나타내며 후속 임상 진입시기를 늦췄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같은 해 화학화합물 기반의 비만후보물질 'AZD0186'가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임상개발을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개발을 중단한 5개여월 뒤 중국계 제약사 '에코진'으로부터 또 다른 저분자화합물 후보물질인 'ECC5004'를 20억달러(2조9000억원)에 도입하며 재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 단계에 진입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합성 신약은 ID110521156이 유일하고, 글로벌 시장의 기준에서도 개발 진행 속도가 앞서 있는 그룹에 속한다"며 "글로벌 파트너 회사들과 지속적인 협력을 토대로 임상개발 진행과 함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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