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콘텐츠 홍수시대' 넷플릭스가 택한 전략

  • 2025.02.04(화) 15:55

"다양한 취향, 다양한 작품 필요"
통신3사·네이버 등 외부협업 확대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VP)이 4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 행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콘텐츠 홍수의 시대입니다. 매일 새로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고 매월, 매주 새로운 영화가 개봉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에는 평생을 봐도 다 보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콘텐츠 홍수에 소비도 증가…다양한 콘텐츠로 '승부'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VP)은 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찾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서비스가 넷플릭스이기를, 그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콘텐츠가 쏟아지고 소비도 늘어나는 시대에 넷플릭스의 핵심 전략은 다시 콘텐츠로 귀결됐다. 강 총괄은 "당연한 얘기지만, 다양한 취향을 지닌 시청자를 만족시키려면, 그만큼 다양한 작품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작품을 많이 만든다고 되는 일은 아니고, 하나하나 엄선된 버라이어티(다양성)를 추구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약 190개국에서 3억명 이상의 유료 멤버십을 보유한 만큼 다양한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 넷플릭스 라인업에는 '폭싹 속았수다', '계시록', '사마귀', '크라임씬 제로', '멜로무비', '자백의 대가' 등 다채로운 장르로 무장한 한국 작품과 함께 '오징어 게임' 시즌3, '기묘한 이야기' 시즌5, '웬즈데이' 시즌2, '프랑켄슈타인' 등 글로벌 기대작들이 대거 포함됐다.

올해 초 공개된 한국 대표작 '솔로지옥' 시즌4와 '중증외상센터'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면서 다른 작품들의 흥행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솔로지옥4'는 비영어 부문 글로벌 5위, 지난 24일 공개된 중증외상센터는 비영어 부문 글로벌 3위에 올랐다.

솔로지옥4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제공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제작비 증가는 넷플릭스 입장에서 고민일 수 있다. 이에 대해 강 총괄은 "제작비가 충분히 투입돼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단언했다. 특정 배우와 작품에 제작비가 쏠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워낙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면서 특출나게 뛰어난 연기자·스태프들이 있고, 시장 경쟁 상황에 따라 제작비가 결정되는 부분이 있다"며"며 "다만 충분한 투자와 함께 스튜디오의 책임감 있는 운영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요금제 인상 계획 관련해선 "2021년 이후 오르지 않은 물가가 없지만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요금을 올린 적이 없고 5500원 광고 요금제와 같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해왔다"며 "영영 안 올릴 것은 아니지만 현재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했다.

콘텐츠 밖으로 외연확대

넷플릭스는 구독자를 상대로 콘텐츠 자체의 즐거움뿐 아니라 이와 연계한 오프라인에서의 경험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강 총괄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넷플릭스 팝콘, 오징어게임 소주, 흑백요리사 셰프와의 콜라보 음식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에버랜드에 놀러가서 넷플릭스 세계관으로 꾸며진 공간을 거닐 수 있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넷플릭스는 조만간 서울 성수동에 오징어게임의 세계를 직접 체험하고, 굿즈(상품)도 살 수 있는 '오징어 게임: 더 익스피리언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강 총괄은 "작품에서 느꼈던 재미를 스크린 밖에서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더 재미있고 신기한 이벤트와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뿐 아니라, 네이버와도 협력해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강 총괄은 "넷플릭스를 만나기 쉬워야 즐기기도 쉽다"며 "작년 말부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파트너십에 넷플릭스가 함께하기로 했고, 통신사 상품 안에서 넷플릭스를 추가해 즐길 수 있는 결합 상품을 사용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VP)이 4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 행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이어 "네이버 입장에선 외연을 확장하고 저희도 좋은 가격(4900원대 광고 스탠다드 모델)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 파트너십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글로벌 기준 신규 가입자 가운데 55%가 광고형을 선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었고, 회원 수도 분기 기준 30% 증가했다. 저희도 네이버도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협업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관련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강 총괄은 "양사 모기업이라 할 수 있는 CJ나 지상파들과도 굉장히 가깝게 일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얘기를 계속 듣고 있다"며 "스트리밍은 더 발전할 여지가 많으므로 이런 변화들은 끝이 아니고 계속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