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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의 카카오, '벌써 1년'...성적표는

  • 2025.02.13(목) 16:06

영업익 4915억…전년비 6.6%↑
"체질변화로 성장기회 만들어야"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의 첫 1년 성적은 수많은 위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총수 구속이란 최악의 위기를 겪었으나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다만 연간 순손실을 기록한 점은 아픈 대목이다. 카카오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으나 업황 부진으로 장부상 손실로 평가됐다. 올해 카카오는 미국 빅테크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AI) 사업을 빠르게 키워 신성장동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성장성·수익성 'OK'

카카오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한 4915억원이었다고 1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2% 늘어난 7조873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6.2%다. '티메프 사태'로 발생한 카카오페이의 일회성 대손상각비를 조정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52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5%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손실은 43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SM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부문 자회사 관련 영업권에서 손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에 기말 자산평가를 실시해 영업권 손상차손 2266억원을 인식했는데, 대부분의 손상차손이 콘텐츠 부문에서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산하 제작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1255억원의 영업권 손상 차손을 인식했고, SM엔터테인먼트도 자회사 영업권 손상을 포함해 총 943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투자 주식에 대한 손상 평가를 진행한 결과, 808억원의 지분법 주식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카카오의 지난해 사업 부문별 매출을 보면 톡비즈 부문은 2조10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 증가했다. 포털 '다음'이 포함된 포털비즈는 4% 감소한 3320억원, 모빌리티·페이 등이 포함된 '플랫폼 기타' 부문은 1조4640억원으로 19% 증가했다.

게임은 8730억원으로 14% 감소했으며, 뮤직은 1조9200억원으로 11% 증가했다. 스토리는 8640억원으로 6% 감소했고, 미디어도 3130억원으로 10% 줄어들었다.

성장동력은 AI

카카오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신아 대표는 위기를 말했다. 그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카카오톡은 비즈니스 메시지, 선물하기 등 독보적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왔으나 최근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돌파구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사업 확장이다. 정 대표는 "본격적인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장기 관점에서 생성형 AI로 인한 이용자의 사용성 자체가 급변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며 "올해는 카카오의 체질을 변화시키면서 현재 당면한 위기와 변화의 환경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 생태계 안에 다양한 형태의 B2C(소비자 대상)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발표한 오픈AI와 협업을 본격화하고, 자체 AI 모델 '카나나'는 상반기 이용자 CBT(비공개베타테스트)를 거쳐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톡에 투입할 'AI 메이트'도 상반기에 정식 출시한다. AI 메이트는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요청을 분석해 추천해주는 형태로 카카오의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는 진입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상반기 공개할 '카나나'를 시작으로 카카오 생태계 내 다양한 형태의 이용자향 AI 서비스를 론칭할 것"이라며 "카카오의 모든 이용자들이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AI를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카카오와 오픈AI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서비스는 카카오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AI 에이전트이고, 양사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형태로 개발할 것"이라며 "양사 공동 개발의 미션은 한국 시장에서의 AI 대중화로, 국내 유저들이 AI 서비스를 일상에서도 널리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카카오는 생성형 검색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용자들이 요청한 내용의 문맥까지 추론해 최적의 답변을 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은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발견하고 탐색할 수 있는 '발견' 영역을 출시할 예정이다. 발견 영역에는 이미지, 동영상, 숏폼(짧은 동영상) 등 이용자가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가 피드 형태로 제공될 계획이다. 피드형 서비스는 초기에 전문 콘텐츠 제공자 중심으로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AI 서비스에서 생성되는 콘텐츠로 확장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이용자 트래픽 증가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이같은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톡의 이용자 체류시간을 20% 이상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핵심 사업의 성장성을 재점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는 이같은 전략들이 재무실적 개선에도 점차 기여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신종환 CFO는 "상반기는 카카오톡 발견영역과 신규 AI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간인 만큼 다소 완만한 성장을 보이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신규 서비스 출시를 통한 펀더멘털 강화가 재무성과로 가시화되면서 광고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전체 톡비즈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콘텐츠 부문은 IP 라인업의 공백에 따른 부진이 예상되므로 무분별한 확장보다는 핵심에 집중한 성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중국의 생성형 AI 모델 '딥시크'에 대해선 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거리를 뒀다. 정 대표는 "최근 딥시크를 포함해 다양한 오픈 소스 모델들의 개선은 카카오에 긍정적인 소식"이라면서도 "다만 실제로 필요한 여러 가지 안정성에 대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기에는 어려워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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