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마블 김병규 단독대표가 핵심 개발 자회사 중 한 곳인 넷마블네오의 상장 가능성에 대해 "본사에 기여하는 바가 명확해야 원칙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했다.
넷마블은 31일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1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넷마블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 총 6건을 의결했다.
넷마블은 권영식 넷마블네오 대표가 넷마블 각자대표 자리에서 사임한 데 따라 도기욱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 의결에 따라 강이 LNK 세무회계 대표를 신규 선임하고,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리나촨 텐센트게임즈 사업개발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넷마블네오는 '리니지2 레볼루션', '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등의 개발사다. 기존에 수차례 IPO(기업공개)를 시도한 바 있으며, 최근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흥행하면서 또다시 상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업계는 최근 권 대표가 본사 대표직에서 사임한 이유도 넷마블네오 IPO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넷마블네오 상장이 모회사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중복상장'(조개기 상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도 "넷마블네오 상장은 어떤 의도로 진행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주주는 권 대표의 이익을 위해 상장하는 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권 대표가 보유한 넷마블네오의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1%에 달한다.
김 대표는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넷마블에 기여하는 바가 명확하게 있어야 상장을 원칙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면서 "권 대표나 특정 개발사 직원의 이익을 위해, 주주들의 이익을 외면하고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배당액 적다"·"스핀엑스 인수 잘못됐다" 성토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액 2조6638억원, 영업이익 2156억원, 순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6.5%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넷마블이 연간 흑자를 기록한 건 약 3년 만이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약 3년만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1주당 417원으로 총 배당액은 약 342억원이다.
한 주주는 "실질적으로 세금 떼고 나면 의미가 없는 금액"이라며 배당액이 적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우리가 주주님들께 꼭 지켜야 하는 건 배당을 많이 드리는 게 아니라, 회사가 영속적으로 살아남고 가치를 통해 주가를 올리는 것"이라면서 "순이익 대비 배당액 비율이 낮진 않다"고 말했다.
이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도기욱 CFO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소셜카지노 개발사 스핀엑스를 인수하기 위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는데 결과적으로 회사에 폐를 끼쳤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주주는 회사채 발행으로 이자비용이 높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김 대표는 스핀엑스 인수가 잘못됐고 도 CFO의 잘못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면 사내이사로 선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금의 '강달러'가 도래하기 전,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빌린 외화 차입금을 모두 원화로 차환하면서 리스크를 줄였다고도 강조했다.
적자 계열사 정리는 거의 다 됐다고 밝혔다. 앞서 넷마블은 넷마블힐러비, 메타버스월드 등 다수의 자회사를 정리하면서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신사업에 대해 잘 됐다는 보고가 아닌, 정리 작업이 있었다고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결례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굳이 말하자면 정리가 다 된 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