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신약개발사인 지아이이노베이션과 프로젠이 미국 엑스프라이즈 재단이 주최한 항노화 치료법 경진대회인 '엑스프라이즈 헬스스팬' 우승을 위해 손잡았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전날(21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프로젠과 항노화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지아이이노베이션 장명호 대표, 윤나리 전무와 프로젠 김종균 대표, 김세원 이사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개발 중인 항노화 치료제에 프로젠의 신약 후보물질 'PG-102'를 결합해 뇌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최근 엑스프라이즈 헬스스팬 대회에서 준결승 진출팀으로 선정됐다. 자체 개발한 면역항암제 'GI-102'의 용량을 낮춘 약물과 마이크로바이옴(장내유익균) 치료제 'GIB-7'를 함께 투여하는 노화지연 전략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기에 앞서 단순 노화지연을 넘어 인지기능 개선 등의 '건강수명'을 연장할 방법을 모색했다. 그 과정에서 뇌인지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물질로 프로젠의 PG-102에 주목했다.
PG-102는 각각 혈당을 조절하고 장점막을 보호하는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LP-2라는 장 호르몬 분비를 유도하는 원리의 약물이다. GLP-1 호르몬은 여러 연구에서 뇌 신경세포 보호효과를 나타냈다. GLP-2는 장내 염증을 완화해 장-뇌 축을 통한 염증 신호 전달을 줄이는 방식으로 신경 보호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PG-102는 전임상 시험에서 파킨슨병에 걸린 동물의 운동기능 개선과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을 억제하는 신경 보호 효과를 보였다. 당뇨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 시험에서 약물의 안전성 또한 입증했다. 특히 이 약물은 임상에서 60대 이상 고령 환자에게서 높은 내약성을 나타냈다.
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로젠은 지난 2017년 지아이이노베이션에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 'GI-301'를 이전한 바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 약물을 유한양행에 총 1조4000억원에 이전하는 성과를 냈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엑스프라이즈 주최 측은 최종 우승을 위해서 다양한 항노화 병용 치료요법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며 "PG-102가 뇌인지 기능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임상에 진입해 87조원 규모로 성장할 항노화 시장을 선점하고 진정한 '건강수명' 연장을 실현하기 위해 양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종균 프로젠 대표는 "PG-102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에서 60대 이상 고령 환자에게서도 뛰어난 내약성을 보여주고 있어 항노화 분야로의 임상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지아이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을 통해 그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