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투지바이오(G2GBIO)가 체내에서 약물의 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기술을 내세워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약물 플랫폼 기술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활용도가 높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각광받고 있어 시장에서 지투지바이오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지 관심이 모인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 노크
지투지바이오는 지난 17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달 15~21일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24~25일 이틀에 걸쳐 청약 받은 이후 29일에 납입을 마무리 짓는 일정이다.
일반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90만주를 발행(액면가 500원)해 432억원을 끌어모을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서 나이스디앤비와 한국평가데이터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으며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갖춘 바 있다.
지투지바이오의 핵심 기술은 약효 지속성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인 '이노램프(InnoLAMP)'다. 이노램프는 10~10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립구 입자에 약물을 탑재해 미립구가 분해되면서 약효물질이 서서히 방출돼 약효가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한 번 주사를 투여하면 1주에서 6개월 이상까지 효과가 유지되는 것이 장점이다. 해당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의 '2024년 성과활용 우수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투지바이오는 이노램프 기술을 활용해 인체용과 동물용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인체용으로는 치매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골관절염치료제, 전립선암치료제 등의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 중이다.

'1회 투여로 4주 약효' 치매치료제, 주사형 비만치료제 눈길
가장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은 치매치료제인 GB5001이다. GB5001은 현재 치매치료제로 두루 사용되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페질)를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개발 중이다. 아리셉트는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제형이지만 기억력 장애를 겪는 치매 환자들은 깜박하고 복용하지 않아 제대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GB-5001은 1회 투여로 4주 이상 약효가 지속돼 복약 순응도(의사가 처방한 약을 환자가 때에 맞춰 정확하게 복용)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캐나다에서 자체 임상 1상을 완료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파마, 휴메딕스와 손잡고 공동개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주사형 비만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국내외 비만치료제 시장은 과거 먹는 알약 제형이 주를 이뤘지만 2014년 1일 1회 주사하는 노보노디스크(덴마크의 제약사)의 '삭센다'가 등장하며 단숨에 비만치료제 시장 1위에 올랐다.
이후 노보노디스크가 2021년에 후속 약물인 '위고비'를 내놓으면서 삭센다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위고비가 '주 1회 주사'하는 편리성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삭센다, 위고비와 동일한 성분으로 월 1회 투약하는 'GB-7001'를 당뇨 및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전임상(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에는 '인텔램프(IntelLAMP)' 플랫폼 기술도 확보했다. 인텔램프는 10~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립구 입자를 통해 항암제 약물을 균일하게 분산, 종양세포를 사멸함으로써 낮은 세포독성과 높은 치료효율을 나타내는 기술이다. 회사는 인텔램프 기술을 세포독성항암제, 항체, 펩타이드, 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약효 지속성 플랫폼 기술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약효 지속성 플랫폼 기술은 약물의 작용 시간을 연장해 투여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매일 약물을 주사해야 불편함을 크게 개선,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매일 주사해야 하는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뿐만 아니라 시장이 큰 항암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단일 신약 파이프라인을 내세우는 일반 바이오텍은 임상에 실패하면 끝이지만 지투지바이오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 기술은 기술이전과 같은 다양한 사업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