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장기에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엑시 인피니티'와 '미르4'가 뜨거운 인기를 얻었지만, 수년간 이들을 넘어설 만한 대형 흥행작은 보이지 않았다. 정재환 포필러스 리서치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본질 없이 투기열풍에 편승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 COO는 지난 25일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25에서 '웹 3.0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COO는 'A41'이라는밸리데이터 기업을 거쳐 블록체인 리서치 기업 포필러스 리서치를 공동 창업했다.
게임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경우 투명하면서도 신뢰성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식재산권(IP)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장점있다. P2P(이용자 간 거래)를 통해 비효율적인 비용을 줄이고 게임 내 재화의 활용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블록체인은 그 자체로 목적을 가진 시스템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COO는 "극단적으로 말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웹3.0를 도입할 필요는 없고, 기존의 효용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효용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블록체인 게임이 실패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적용한 웹3.0 서비스가 기존 웹2.0(현재의 인터넷)의 방식과는 다른데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고, 또는 웹3.0 요소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다가 게임과 서비스가 지닌 본연의 재미를 놓쳤다고 했다.
그는 "실패를 줄이려면 웹2.0 이용자와 웹3.0 이용자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목표로 하는 이용자들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온체인 구현범위를 지나치게 넓힐 경우 성능을 저하시키거나 개발비를 높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수이(SUI) 등 여러 종류의 블록체인 메인넷을 비교하면서 필요한 생태계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COO는 기존에 있는 온체인이 아닌, 자체 토큰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대중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 데는 토큰이라는 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면서 "쉽게 투기적 자산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요를 발생시킬 수 있는 매커니즘이 없다면 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