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에이닷'과 '익시오' 등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는 가운데 KT만 유독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아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9월 '에이닷'을 정식 출시한 SK텔레콤은 최근 AI가 사용자와 대화 내용을 기억해 질문의 의도를 파악, 답변해 주는 '에이닷 4.0' 버전을 선보였다. 4.0은 기존과 달리 '에이전틱 워크플로우' 등 고도화된 기능을 추가했다.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는 사용자와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고객이 요청한 내용을 재구성해 결과를 도출해 낸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아들에게 줄 생일선물을 추천해 줘'라고 입력하면, 기존 메모리에 저장된 '아들은 공룡을 좋아한다'라는 정보를 기반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다.
에이닷은 음성 통화와 데이터 이용에 집중됐던 이동통신서비스에 AI를 접목해 사용자의 개인비서 역할을 하도록 고안한 서비스다. 지난 2022년 베타버전으로 첫선을 보였으며, 이달 정식 출시 23개월을 맞았다.
특히 통화 녹음과 통화 요약 기능에 목말라 있던 아이폰 가입자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갤럭시 사용자는 통화 녹음에 별다른 제약이 없었던 반면 아이폰은 통화 녹음 시 상대방에게 녹음을 시작한다는 안내메시지가 고지돼 사용을 꺼렸기 때문이다.
에이닷은 스팸·피싱 차단, 실시간 통번역, 사용자와 감성 대화 등으로 진화를 거듭해 현재 100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1월 '익시오'를 선보였다.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AI가 전화를 대신받거나 △통화내용을 즉석에서 텍스트로 변환해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여주고 △통화 중 보이스피싱 위험을 경고해 주는 등의 기능을 갖췄다. 특히 통화 내용을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기술을 적용해 보안 위험 덜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익시오 출시 후 번호이동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익시오를 통신사 이동 요인으로 꼽은 고객은 31%에 달했다. 그만큼 AI 에이전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KT의 움직임은 더뎠다. 고객센터·멤버십 앱인 '마이 케이티'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사내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AI 에이전트의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못 박지 않고 있다.
KT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와 달리 그간 B2B(기업간거래) 위주의 AI 전략을 펴왔다. 기업 고객을 위한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주로 선이 굵고 규모 있는 AI 사업에 매달렸다. 자원배분의 우선순위와 수익성을 감안해 B2C 영역을 후순위에 두다보니 AI 에이전트와 같은 서비스를 적기에 내놓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 관계자는 "고객에게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고자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