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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지났는데…진척없는 티빙·웨이브 M&A

  • 2025.12.08(월) 17:12

KT 반대에 SBS는 넷플릭스 손잡아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2023년 12월 초 합병 계획을 발표했으나, 2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와 같은 일부 주주의 반대 의견에 부딪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에서, 주주사들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경쟁 OTT와 손을 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올해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티빙의 주요 주주인 KT 최고경영자(CEO)의 거취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해왔다. 최근에는 새로운 CEO 선임 절차에 돌입하면서 합병에 대한 의사결정 자체가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반대라는 변수가 오래 지속되면서 티빙과 웨이브의 연내 합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KT 입장에선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통해 얻을 실익이 딱히 보이지 않는 게 의사결정의 걸림돌로 파악된다. KT의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 지분 13.5% 보유했는데,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하면 합병법인 내 KT의 영향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KT는 OTT를 직접 영위하다가 콘텐츠 사업으로 선회했기에 OTT 자체에 대해선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KT는 2022년에 자사 OTT '시즌'과 티빙의 통합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KT스튜디오지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나는 SOLO' 등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를 흥행시키며 OTT 자체 운영보다는 다양한 OTT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물론 티빙과 웨이브는 추가 투자, 결합상품 출시 등 사업 협력뿐 아니라 기업결합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거쳐 양사 임직원을 각사 이사로 등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합병을 향한 작업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실제 조직이 한몸을 이루지는 못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계속해서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티빙·웨이브의 최대 경쟁사 넷플릭스와 손잡은 SBS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 요금제가 나올 때 SBS가 빠진 배경으로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SBS는 웨이브를 탄생시킨 지상파3사 중 한 곳"이라며 "다만 이번 티빙, 웨이브 합병 관련해서 주주 차원의 이견을 내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러는 사이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는 강화되고 티빙·웨이브의 입지는 약화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현재 넷플릭스의 월 이용자(MAU)는 1444만명에 달하면서 독보적 1위이고, 쿠팡플레이가 819만명으로 2위다. 티빙(779만명), 웨이브(408만명)는 3~4위에 머물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구도가 상당히 바뀐 것이다. 올해 1월의 경우 넷플릭스 MAU가 1371만명으로 1위였고 티빙이 734만명으로 2위, 웨이브는 429만명으로 4위였다. 올해 초 3위였던 쿠팡플레이(685만명)가 2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구도가 바뀌었다.

업계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내년에는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 계약기간이 통상은 5년이므로 KT도 티빙과 계약이 끝나기 전인 내년에는 방향성을 결정을 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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