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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세 한 마리가 81만원에 팔린 까닭

  • 2014.01.24(금) 08:43

최근 제주도에서 '짝퉁 조기'로 불리는 부세 한 마리가 81만원에 팔렸다고 해서 화제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제(春節)을 앞두고 황금빛을 좋아하는 중국인이 금빛이 도는 부세를 찾으면서 몸값이 크게 치솟았는데 급기야 며칠 전 경매에서는 팔뚝만한 크기의 부세 한 마리가 81만원에 팔렸다는 것이다.

중국인들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졸부들이 쏟아지면서 돈 자랑에 나섰기 때문일까? 황금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결국에는 희미하게나마 금빛이 도는 물고기에까지 미신의 폭을 넓힌 것일까?

얼핏 보기에는 화제꺼리고 마구 돈을 쓰는 중국인들이 신기해 보이지만 이 기회에 중국 문화를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중국 사람들이 춘절에 건네는 인사말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새해 즐겁게 보내라는 '신녠콰이러(新年快樂)'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꽁시파차이(恭喜發財)'라는 인사도 자주 한다. 돈 많이 벌라는 뜻인데 그만큼 돈을 중시하는 중국인이다.

또 다른 인사말도 있다. 지난 번 칼럼에서 언급한 '녠녠여우위(年年有餘)'라는 말이다. 풍성하고 여유로운 한 해가 되라는 뜻이다. 그리고 여유롭다고 할 때의 여(餘)자와 물고기 어(魚)자의 발음이 같으니 새해 식탁에 생선요리를 올려놓고 함께 먹으면서 풍요로운 한 해를 소원한다.

그런데 생선이라고 다 똑같은 생선이 아니다. 중국인들이 새해 식탁에 올려놓고 한해의 풍요를 기원하면 먹는 물고기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짝퉁조기인 부세다.

중국에서는 조기를 황어(黃魚)라고 한다. 비늘이 노르스름한 빛깔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조기와 부세를 구분하지도 않는 것 같다. 우리는 부세를 짝퉁 조기라고 해서 한 등급 아래로 취급하지만 춘제 무렵의 중국은 오히려 반대다. 조기 보다는 부세가 더 대접 받는데, 이유는 비늘 색깔이 조기 보다 부세가 더 노랗기 때문이다. 우리와 달리 조기보다 짝퉁 조기라는 부세가 더 잘 팔리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중국 전역에서 모두가 새해에 조기나 부세를 먹지는 않는다. 새해 조기나 부세를 식탁에 올리는 것은 주로 상하이와 항저우를 중심으로 하는 화동(華東)지방의 풍속이라고 한다.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화베이(華北)지방은 또 다르다. 새해에 주로 민물고기인 잉어를 먹는다. 잉어찜이 값도 비싼데다 최고급 요리로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어로 잉어를 뜻하는 리(鯉)자와 이롭다고 할 때의 리(利)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새해에 잉어찜을 먹으면서 사업에서도 이익을 많이 내고 집안에도 이로운 일이 있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동지역과 같은 화난(華南)지역에서는 새해에 주로 무엇을 먹을까? 홍콩을 포함한 광동 지역에서는 과일인 유자나 유자가 들어간 음식을 좋아한다. 유자의 유(柚)자와 천우신조, 하늘이 돕는다고 할 때의 우(佑), 그리고 있을 유(有)자가 모두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유자를 먹으며 하늘의 도움을 받아 재물이 있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것이다.

중국 화난지방의 이런 풍속 때문에 전남 고흥 지역에 덕을 보고 있다. 춘제를 앞두고 유자 관련 상품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음식문화도 들여다보면 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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