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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과 핫머니 유출론

  • 2015.03.18(수) 09:51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반대로 미국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측에 원화 환율이 동요하는 조짐이다. 우리나라가 금리를 내리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내외 금리차이와 달러 강세로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 자금이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핫머니는 수익률 높은 곳을 찾아 24시간 지구촌을 헤매기 때문에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예상되면 유출될 것이란 논리는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FRB에서 이미 수년 동안 양적완화(QE) 중지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변죽을 울려왔으나 2015년 현재까지도 실천에 옮기지 않은 채,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과 `슈퍼 달러`와 관련한 이면들 들여다보자.

첫째,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이가 워낙 크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화는 `제로금리` 상태이며, 상당수 유럽 국가들은 마이너스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슈퍼 달러 영향인지는 몰라도 미국 물가상승률은 1% 내외로 목표치 2%에 못 미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상징적으로 올리는 것이지 단박에 1%, 2%로 올릴 수는 없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최대한 올려봐야, 0.25%에서 기껏 0.5% 내외가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우리나라 기준금리(1.75%)는 미국의 무려 2.5배나 된다.

둘째, 미국이 `강한 달러` 정책을 지속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사실상의 대외부채인 순 국제투자수지 규모가 2013년 현재 △5.4조 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2014년 말에는 △6조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 누적과 함께 점증하는 순 국제투자수지 적자는 강한 달러에 한계를 의미한다. 실질 대외부채가 6조 달러인데, 달러화가 10%만 절상되어도 그 순간 미국의 실질대외부채는 6천억 달러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주요 6개국 통화와 연계하여 달러가치를 평가하는 달러인덱스(Dollar Index)로 보면 달러는 최근 1년간 20% 정도 절상됐다. 기축통화(key currency) 위치를 고수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면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슈퍼 달러 정책은 머지않아 약 달러 정책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무제한 양적완화(QE)로 미국의 고용사정이 개선되고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임금은 제자리이고 고용의 질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 이래 세율인하로 빈부격차가 극심해져 소비수요가 살아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도 설득력이 있다. 1인당 소득수준이 중국의 6배가 넘는 미국에서 일감이 얼마나 늘어나야, 전 세계적 불황을 비켜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무릇 투자자들은 대상국의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외환시장이 밀접한 즉 상관관계를 나타내지 못하고 따로 따로 움직일 때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며 초과수익을 노린다. 내·외 시장 간에, 현물과 선물 시장 간에 괴리가 있을 때 차익거래를 통하여 초과수익을 챙기려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리·주가·환율 같은 각 시장 가격지표 변동을 종합적으로 계산하여 자국통화 베이스로 수익을 시현할 수 있을 때 투자하는 것이지 어느 한 가지 지표만을 보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미국과 우리나라가 금리차이가 2%p이고 환율변동 차익이 1%p정도 예상된다면, 우리나라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달러화 가치로는 3%p 내외의 고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

평소에는 고수익을 찾아, 그리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면 안전자산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의 생리다. 그런데 이들 자금을 붙잡겠다고 우리나라 시장에서 별도의 수익을 올리도록 유인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경제를 멍들게 하는 일이다. 비상상황에서도 선택해서는안되는 일이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리·주가·환율 같은 금융시장 가격지표가 본질가치와 괴리되지 않도록 시장의 힘을 중시해야 한국경제의 성장 과실이 핫머니로부터 유린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대규모 경상수지 누적 흑자를 기록하고서도, 대외준비 자산이 넉넉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비정상 상황에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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