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OO기업소 가려면 어디로 가야합네까?"
북한에서는 기업을 기업소 또는 공장이라 부른다.
물론 사회주의 계획경제인 북한의 기업소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인 남한의 기업은 운영주체와 운영방식에서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있지만, 사회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공급하는 형태는 같다.
북한에도 철강, 자동차, 식품, 의류 등 각 분야에 대표 기업소가 존재한다.
특히 광산이 많은 북한에는 석탄과 철광석 생산을 위한 기업이 다수 있다. 북한에서 손꼽히는 무연탄광인 2.8직동청년탄광은 매장량만 3400만톤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석탄은 탄질이 우수해 화력발전 등 에너지 공급에 쓰인다.
북한은 철강업을 흑색금속을 생산하는 공업으로 정의한다. 흑색금속은 철과 철합금을 말한다.
북한의 대표적 철강기업소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다. 종업원 5만명의 북한 최대 제철소로 남한의 포스코에 비유할 수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책제철의 생산능력은 철강 240만톤 수준으로 북한 전체 생산능력의 36%를 차지한다. 김일성은 "김책제철의 '만부하,만가동(滿負荷,滿稼動: 정상생산을 의미함)이 이뤄지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할 만큼 애착을 가졌다고 알려진다.
아울러 성진제강소(이하 종업원 2만5000명),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1만3000명), 황해제철연합기업소(1만명) 등 13개의 제철·제강소가 북한의 금속산업을 책임지며 이중 성진제강소는 군수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남한의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는 북한에서도 만든다. 평화자동차는 남북합작 회사(통일교 투자)이자 북한의 대표적인 자동차기업소다. 휘파람, 뻐꾸기, 삼천리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한다. 평화자동차를 포함해 승리자동차종합공장, 청진버스공장 등 9개의 자동차 공장이 있다. 승리자동차는 종업원 2만5000명이 근무하며 북한에서 최초로 제작한 '승리58호'를 비롯해 산업용 화물차와 군용차를 만든다.
북한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남한의 0.07%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남한의 자동차 생산량은 422만8500대, 북한은 3800대다. 자체 생산대수가 적기 때문에 대부분은 중국 수입에 의존한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1~10월) 대북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억1063만달러(1196억원)에 달한다.
식료품·섬유·신발 등을 만드는 경공업 부문에서도 다양한 기업소가 있다.
밀가루·과자·빵 등을 생산하는 평양밀가루종합공장, 남포제분공장, 해주제분공장 등이다. 평양밀가루종합공장은 밀가루 10만톤, 과자 2만톤, 빵 2만톤 등 총 15만톤의 생산능력을 가졌다. 옥수수를 가공해 전분, 물엿, 포도당으로 만드는 곡산공장도 평양곡산공장을 포함해 10개가 있다.
2016년 북한의 수출품목 1위인 광물성연료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수출 효자품목 의류·부속품(메리야스, 뜨개질편물)은 방직공장에서 제작한다. 종업원이 1만명에 달하는 김정숙평양종합방직공장을 필두로 11개의 방직공장이 있다.
한편 북한에서도 외국인 투자 기업 설립이 가능하다. 크게 합영기업, 합작기업, 외국인기업 형태로 투자가 가능하다. 북한법에 따라 합영기업은 북측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가 공동으로 투자하고 경영한다. 합작기업은 북측과 외국인이 동시에 투자하지만 경영은 북측만 가능하다. 외국인 기업은 투자와 경영, 분배 등 모든 것을 외국인 투자자가 단독으로 하는 형태다.
합작회사는 이동통신사 고려링크와 평화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합영기업에는 북한과 스위스 기업이 공동 투자한 제약회사인 평스합영회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