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여파로 중국발 경제 리스크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조업과 금융, 서비스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과감히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27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2019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국내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강조했다.
이 팀장은 중국이 직면한 3대 리스크로 ▲기업부실 및 신용리스크 ▲자본이탈로 인한 금융불안 ▲부동산 시장 위축을 꼽았다.
그는 "중국은 향후 금융개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변동성과 외화수급 불균형이 금융 및 실물 부문의 잠재 위험요인과 맞물려 리스크 증폭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우리나라의 수출 의존도는 중국의 두 배 수준으로 우리 경제는 중국발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미칠 충격파가 아예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통상마찰로 인한 글로벌 경제가 움추려들면 해외직접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갈등이 해결되면 오히려 미국의 화살 방향이 중국에서 불특정 다수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 팀장은 중국과 미국이 주도권 경쟁 속에서도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는 관계인 이른바 '차이메리카'에 주목했다. 미중 합의가 차이메리카를 유발하면 농산물이나 에너지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은 유럽연합(EU)과 일본, 캐나다, 멕시코, 한국을 대상으로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통상압력이 오히려 중국의 개방 정책과 맞물려 우리나라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미국은 농산물, 세일원유 수출 확대와 금융시장 개방을 집중 요구하고 있다"며 "전인대, 전면적 대외개방 등을 제시하는 중국의 개방정책으로 시장개방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요인으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기업 M&A 등 추진 ▲정부주도 사업의 외국인 개방 참여 ▲중국 내 IPO 및 판다본드 발행 등 중국자본 활용 ▲한중 신용평가기관간 협력 및 합작 검토 ▲한중 증시 교차 투자 등 금융 FTA 적극 활용 등이 꼽혔다.
이 팀장은 "중국의 소비시장 확대 외에도 설비 및 기계부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한중간 상호보완이 가능한 실버, 의료, 문화, 환경, 스마트시티, 유통, IT 등 서비스업 시장에서 신규 경제협력 영역이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향후 우리 경제의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제조업과 금융, 서비스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중국 시장을 적극 진출 및 활용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