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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사회주의?…잘못된 인식에 불과"

  • 2019.07.01(월) 10:05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 인터뷰
"연기금·기관 주주권익 찾는건 가장 발전된 자본주의"
우려 불식 위해 경영참여형 주주권 가이드라인 마련중

올해 3월 기업들의 주주총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주목을 받았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처음 맞이하는 주총이었기 때문이다. 투자기업 리스트에 지분율 5% 이상 상장사만 294개(2019년 3월 기준)나 되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한항공 주총에서 당시 기업총수였던 고(故)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건이 부결되면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영향력이 즉각 나타났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의결권을 행사한 국민연금도 그렇게 생각할까.

2001년부터 국민연금을 연구하고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연구관을 거쳐 지난해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으로 부임한 원종현 부원장을 지난 21일 만났다.

원 부원장은 "아직 칼을 휘두르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함으로써 앞으로 다양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지 칼을 휘둘러 뭔가를 자른 것은 아니었고, 아직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설명이다.

원 부원장은 "그동안 국민연금은 조양호 회장 연임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지만 올해 주총에서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 외국인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우호지분이 많고 국민연금은 상대적으로 소수주주인 상황에서 국민연금 혼자의 의결권만으로는 여전히 100전 99패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 부원장은 의결권 행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새로운 주주권을 활용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긍정적인 효과들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문제가 있는 기업들에 대해 주주 권리를 찾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라며 "특히 국민연금이 행동하지 않아도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배당을 높이는 등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주주이익과 경영을 생각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 부원장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의 반대의결권 비중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비즈니스워치가 3월 정기주총 당시 국민연금 의결권을 분석한 결과 반대의결권 비중이 17.5%로 지난해(18.3%)보다 하락했다.

이에 대해 원 부원장은 "국민연금이 직접적으로 간섭하지 않아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문제있는 부분들을 먼저 개선하다보니 국민연금으로서는 굳이 반대표를 행사할 이유가 없었다"며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본시장이 나아가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원 부원장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일부에서 제기하는 '연금사회주의' 논란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제대로 발언하지 못하는 소수주주의 목소리를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가 흡수해 주주권익을 찾는 것은 가장 발전된 형태의 자본주의"라며 "그런데 이러한 흐름을 '사회주의'라고 하는 것은 그냥 그렇게 재단하고 싶어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원 부원장은 향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방향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국민연금은 현재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연기금사회주의와 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작업이기도 하다.

원 부원장은 “연금 가입자인 국민의 이익을 훼손하는 경우 가장 합리적인 선에서 행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들이 경영투명성을 높인다면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가가 상승하고 이는 국민 전체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현 부원장은 오는 10일 열리는 비즈니스워치세미나 '스튜어드십코드 읽기'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와 '국민연금의 향후 스튜어드십코드 전략 및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를 둘러싼 ▲이해상충 ▲경영참여 주주권 ▲의결권 위임 등 쟁점사안을 살펴보고 해외연기금의 주주권행사 흐름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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