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은 배달서비스가 일상이 된 대한민국 국민들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기존 배달서비스는 전단지나 광고책자에 적힌 전화번호를 확인해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 전화를 걸어 주문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지금은 매장 사장님과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동하면 현관 앞까지 치킨이 배달된다.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온라인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앱 또는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한 음식서비스(온라인 주문 후 조리되어 배달되는 음식) 거래액은 4조7799억원에 달한다. 2017년 거래액 2조3543억원과 비교해 두 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벌써 3조8575억원을 넘어서 연말 기준으로는 5조원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배달앱 서비스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달앱 시장이 커졌다면 당연히 그 과실을 먹고 성장한 기업이 존재한다.
닐슨코리아클릭이 지난해 1월 발표한 국내 배달앱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55.7%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며, 요기요(33.5%)와 배달통(10.8%)이 뒤를 잇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3개사 체제이나 이들을 운영하는 법인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배달통) 두 곳이다.
#배민 누적 다운로드 수 4000만…가파른 성장
배달의민족은 우아한형제들이 2010년 시작한 배달중개플랫폼 서비스다. 이듬해 3월 우아한형제들이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배달의민족도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2012년 월간 주문량 200만건을 돌파하고 2015년 배달의민족 앱 누적다운로드수가 1500만 건을 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앱 누적다운로드수는 4000만 건을 돌파했다. 중복 다운로드 수치가 포함됐겠지만 4000만건이면 단순 계산해도 우리나라 5000만명 국민의 80%에 해당하는 수치다.
배달의민족 성장 뒤에는 다양한 자본의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4년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원, 2016년 힐하우스BDMJ홀딩스로부터 570억원, 네이버로부터 3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힐하우스BDMJ홀딩스, 세콰이어 캐피탈,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3611억원(3억2000만달러)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2015년 말까지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최대주주였지만 힐하우스BDMJ홀딩스가 2016년 말부터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투자는 기업 성장에 밑바탕이 된다"며 "유독 외국계기업 투자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국적과 상관없이 다양한 투자사들을 만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8월 기준 등록업소수 30만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치킨, 피자 등 음식점 30만개 이상이 배달의민족을 통해 주문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외 자본의 투자와 등록업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우아한형제들은 2016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감사보고서 확인이 가능한 2014년부터 영업이익 변화추이를 보면 2014년 150억원, 2015년 2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16년 25억원, 2017년 217억원, 2018년 586억원의 흑자를 냈다.
매출액은 2014년 291억원에서 2015년 495억원, 2016년 849억원, 2017년 1626억원으로 늘었고 2018년에는 무려 3193억원을 기록했다. 우아한형제들 매출액은 대부분이 서비스매출액인데 여기에는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등 점주들이 구매하는 광고상품매출이 해당한다.
#독일기업 자회사 요기요…배달앱 시장점유율 44.3%
배달의민족이 국내외 자본투자를 받아 성장한 기업이라면 요기요는 100% 외국계 기업이다. 독일 배달서비스 전문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와 배달통 앱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딜리버리히어로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이 회사의 배달서비스를 이용하는 레스토랑 등 전세계 거래처만 31만개에 달한다.
40개국에서 제공 중인 배달서비스는 국가마다 브랜드 이름이 다르다. 한국이 요기요와 배달통이라면 홍콩에서는 푸드판다(foodpanda), 콜롬비아에서는 도모실리오스(domicilios)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요기요와 배달통, 배달대행 서비스인 푸드플라이까지 총 3개 브랜드를 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유한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국내에서는 요기요와 배달통을 통해 매출을 얼마나 올렸는지는 지금껏 공개된 적이 없다.
프랑스 경제전문 온라인 미디어인 마켓스크리너(Market Screener)가 공개한 딜리버리히어로의 주요 지역별 매출을 보면 한국은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본사가 있는 독일이 지난해 1264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한국도 이와 비슷한 1227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매출액은 2017년과 비교하면 274억원 늘었다. 요기요와 배달통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요기요 서비스를 2012년 8월 시작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2015년 배달통을 인수했다. 배달통은 2010년 탄생한 국내 최초 배달서비스앱으로 무료 차랑공유 서비스인 뿅카의 김상훈 대표가 만든 곳이다. 요기요와 배달통의 시장점유율은 44.3%다. 배달의민족(55.7%)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 배달앱 시장의 40%이상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서비스하고 있는 셈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요기요에 입점한 업체수는 6만여개다. 배달통 등록업체수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점유율이 배달통은 10.8%로 요기요(33.5%)보다 작은 만큼 등록업체수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